유창선 시사평론가가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 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7만8000원 사건’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정직하지 못한 사술(詐術)”이라고 꼬집었다.
유 평론가는 이날 페이스북에 “7만8000원의 3인 식대를 결제한 건, 선거법 위반 혐의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액수에 상관없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하는 사안이다. 중요한 건, 이 ‘7만8000원’은 김혜경 씨가 받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혐의들 가운데 정말 얼마 안 되는 한 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씨와 관련된 의혹들은 생각나는 것만 열거해도 소고기 구매 의혹, 30인분 샌드위치 구입 의혹, 카드부서 예산을 동원했다는 의혹 등 부지기수다. 많은 의혹의 진실은 조사를 통해 가려져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이 많은 의혹을 ‘7만8000원 사건’이라고 일제히 네이밍 하고 ‘고작 7만8000원 갖고’라는 논리를 유포시킨다”고 했다.
유 평론가는 “아직 수사를 해야 하니까 예단 없이 그냥 지켜보려고 했는데, 7만8000원 사건이라는 네이밍이 기가 막힌다”고 황당함을 드러냈다.
김 씨는 이날 오후 6시 50분께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고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오후 1시 45분께 경찰에 출석한 지 5시간여 만이다.
김 씨에 대한 조사는 조서 열람까지 합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리란 전망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김 씨는 ”혐의를 인정했나“, ”법인카드 사적 이용을 지시한 적이 있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 씨 등을 통해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았는지 등 의혹 전반에 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국민의힘에 의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김 씨가 2018년부터 3년간 배 모 씨를 수행비서로 뒀다“고 주장하면서 ”혈세로 지급하는 사무관 3년 치 연봉이 ‘김혜경 의전’에 사용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며 이 의원과 배우자 김 씨, 배 씨 등을 직권남용과 국고 손실 등 혐의로 고발했다.
대선을 앞둔 올해 2월에는 김 씨가 음식 배달과 집안일 등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했고,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게 한 의혹 등이 있다며 추가로 고발했다.
이밖에 경기도청은 3월 25일 배 씨가 근무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전체와 함께 횡령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