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재 주가가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크게 밑도는 종목들이 늘고 있다. 목표주가 괴리율이 높을수록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볼 수 있지만, 증권사 목표주가가 시장 이슈를 제때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산정한 종목 중 현재 주가와의 차이가 가장 큰 곳은 DB하이텍으로 나타났다. DB하이텍의 목표주가 컨센서스(9만7200원)와 전일 종가(4만3300원) 사이 괴리율은 124.48%에 달한다.
이녹스첨단소재(107.75%), 롯데관광개발(106.63%) 등도 전일 종가가 목표주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아이에스동서(86.90%), 일진하이솔루스(85.35%), 심텍(83.95%), 에스디바이오센서(83.12%) 역시 높은 괴리율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는 목표주가는 향후 6개월이나 1년 뒤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목표주가 괴리율이 높다는 건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괴리율 1위인 DB하이텍은 저평가 문제라기보다는 증권사가 제시하는 목표주가가 시장의 변화를 제때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DB하이텍 주가는 반도체 사업부 분사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달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보고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좋은 실적과 저평가 등을 이유로 높게 책정됐던 과거 목표주가가 여전히 괴리율의 기준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을 야기한 이슈가 일시적일 수도 있어 목표주가를 낮추는 게 부담이 될 때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목표주가보다 실제 주가가 높은 종목도 등장했다. 현대미포조선의 목표주가 괴리율은 -0.28%로, 전일 종가(11만3500원)가 평균 목표주가(11만3182원)를 웃돌고 있다.
그러다 보니 목표주가 괴리율이 낮을수록 오히려 저평가된 종목으로 받아들이는 투자자들도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양호한 신규 수주 흐름과 3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에 힘입어 최근 1개월간 33.6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1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