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지노믹스가 증자를 시도했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다.
24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 2일 소액주주 등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에서 신주 발행 이유에 대해 파나케이아에 50억 원을 출자할 목적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자금은 임상 비용 조달 목적이라고 했다.
파나케이아는 크리스탈지노믹스 손자 회사로 지난해 7월 유상증자 81억 원을 납입하고 지분 27.66%를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파나케이아는 현재 거래정지 중인 회사로, 지난해 외부감사 의견은 ‘적정’을 받아 형식성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했지만 5월 10일 기업심위에서 개선 기간 1년을 부여받았다.
주목할 점은 추가출자 예정이던 파나케이아가 5월 31일 자회사 부동산을 매각해 수백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는 점이다. 파나케이아 자회사 슈펙스빌리지는 보유하고 있던 아울렛 토지와 건물, 비품 등을 모두 합해 760억 원에 팔았다. 판매 대금은 즉시 현금으로 입금됐다.
해당 부동산에 담보 설정된 차입금 460억 원을 갚고도 300억 원이 남고, 올해 1분기 말 기준 파나케이아 연결기준 총부채 537억 원을 모두 상환해도 200억 원에 가까운 현금이 그대로 남는다. 실제 2분기 말 기준 파나케이아 연결기준 부채총액은 107억 원으로 80%가량 급감했다.
파나케이아는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비교해 오히려 재무구조가 건실하다. 이번 부동산 매각으로 2반기말 기준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14.13%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40.12% 수준이다. 보유 현금도 둘다 400억 원대로 비슷한 수준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거래소 의견은 현재 28% 수준인 대주주의 지분률을 더 높여 기업 경영의 안정적인 지배력 강화를 권고한바가 있어 이번에 금호에이치티 유증을 통해 진행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이런 회사 측의 주장을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가처분 신청과정에서 이 같은 주장을 했지만, 앞서 거래소에 제출한 개선 계획서에는 해당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법원은 크리스탈지노믹스 측이 소액주주들과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자 경영권 방어목적으로 신주 발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입장에서 파나케이아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81억 원이나 투자했지만, 거래정지가 지속하면서 보유 현금도 활용하지 못하고 주식 역시 자금 조달에 쓸 수 없게 됐다. 현재 파나케이아는 크리스탈지노믹스 CFO를 맡았던 정인철 사장이 이끌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이나 파나케이아 쪽은 모르겠지만,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는 거래소에서 요구한 이행 계획을 맞추기 위해 지원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