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트] 대통령 주재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 한은 총재 불참한 까닭은

입력 2022-08-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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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하루 전날 참석자에 통보…정부 측에서 경제부총리·금융위원장 참석
환율·물가 등 거시경제 논의에 총재 불참…금통위 앞두고 외부 입김 우려한 듯

▲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 농산물수급종합상황실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 농산물수급종합상황실에서 열린 거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2차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하지 않은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환율 급등(원화 가치 하락)으로 비상이 걸렸는데, 한은 총재는 통화당국 수장이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는 전일(23일) 결정돼 급하게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애초 ‘2022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변경해 김소영 부위원장을 박람회에 보내고 자신은 점검 회의에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주현 위원장이 배석했다. 민간 전문가로는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황민성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시장에서는 이창용 총재가 회의에 불참한 점을 주목했다. 이날 회의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무역수지 개선, 물가 안정 등 현안도 함께 다뤘다. 원·달러 환율은 200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340원대를 넘었다.

이창용 총재가 참석하지 않은 건, 정부 측의 요청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내일(25일) 금통위가 열리는 날이라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모습으로 비쳐지지 않기 위해 정부측에서 부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결정에 자칫 대통령과 경제부총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한은 총재 없이 회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창용 총재가 취임 직후부터 기재부 등 정부와 잦은 소통을 하자, 한은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보조 기관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등 독립성에 대한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이 총재는 거시금융상황점검 회의 참석 대신, 동향보고 회의를 주재하는 등 금통위 전날 바쁜 시간을 보낸 것을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날 회의 주제가 환율과 물가인 점을 고려할 때 한은 총재 역시 참석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물가안정 도모를 최우선의 목적으로 두며 정부의 환율정책, 외국환은행의 외화 여·수신업무 등에 관한 정책에 대해 협의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과거 ‘서별관회의’로 불렸던 거시경제협의회 고정 참석자가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회의체 구성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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