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마이웨이…“물가상승률 목표치 넘어가도 저금리 유지할 것”

입력 2022-08-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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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변화하려면 물가상승률 3% 이상, 최소 6개월간 유지돼야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선제적 인플레 대응 가능성도 낮아
인플레 외 경제 성장률, 글로벌 공급망 등 여러 조건 고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2020년 3월 1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2020년 3월 16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훌쩍 넘어도 지금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자체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 19명 중 16명은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의 임기가 끝나기(내년 4월) 전 정책 변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봤다고 보도했다.

일본 물가상승률은 4개월 연속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넘어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물가상승률이 최소 6개월 동안 3% 이상으로 유지돼야 BOJ이 정책 변화 모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로다 총재의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는 내년 3월 초다. 그 전까지 이 조건이 충족되려면 이번 달 물가상승률이 3%에 도달한 다음 내년 1월까지 유지돼야 한다.

구로다 총재가 선제적 조치로 인플레이션을 조정하는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은 낮다. 그는 전례 없는 완화 정책을 펼쳐왔고,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임금 상승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의 관점에서는 현 상황도 인플레이션율이 2%대로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인플레이션율만으로 정책이 바뀌는 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급여, 세계 경제의 영향, 엔화 가치 등을 통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나가이 시게토 전 BOJ 관리는 “가계 소득과 기업 이익 증가를 동반한 경제 성장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정책 수정은 없다”며 “2%대 물가상승률 유지도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물가상승률이 2%로 1년 이상 지속되더라도 그 이유가 글로벌 공급망 충격에 의한 것이라면 긴축 정책을 펼칠 이유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달 “절대 긴축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글로벌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에서 기인했을 뿐 아니라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의 임금은 인플레이션과 비슷하게 오르고 있다.

그러나 3% 물가상승률은 구로다 총재에게도 고비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장기 디플레이션 이후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오고는 있지만 소비자들이 치솟는 생활비에 점점 물가 상승의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물가상승률이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준다고 판단할 경우 BOJ에 긴축 압력을 넣을 수 있다.

물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일본 물가상승률은 올해 4분기 2.5%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1%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씨티그룹과 SMBC닛코증권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올해 말 3%에 이르거나 이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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