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준금리 2.50%, 물가 안잡히고 경기 계속 후퇴

입력 2022-08-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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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p) 올렸다. 4월과 5월, 7월, 8월의 4회 연속 인상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3%나 치솟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폭 금리인상이 거듭되면서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올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1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1.50%p 인상했다. 7월에는 한꺼번에 0.50%p를 올리는 사상 초유의 ‘빅스텝’까지 단행했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원·달러 환율도 최근 1340원을 넘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다시 금리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이로써 한국(2.50%)과 미국(2.25∼2.50%)의 기준금리 상단은 같아졌지만, Fed는 9월에도 최소한 빅스텝을 예고해 놓고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뚜렷해지는 국내 상황이 이번 금리 인상폭을 제약했다.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금리를 올려야 한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 상태를 장기간 방치할 수도 없다. 외국인자본 유출 우려가 크고, 급격한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및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내놓은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2%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이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고, 성장률은 종전의 2.7%에서 0.1%p 낮췄다. 고삐가 잡히지 않는 물가 방어를 위한 앞으로의 금리인상 기조도 분명히 했다. 올해 남은 10월과 11월 금통위에서도 0.25%p씩 더 올려 연말 3.0% 기준금리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잇따른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 후퇴가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다.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도 ‘경기 하방 위험’이 여러 번 강조됐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커지는 불확실성,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 지속적인 물가 상승, 막대한 부채를 안은 기업·가계의 이자부담 및 자금조달 비용 증대로 투자와 소비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이미 부채의 신용위기 상태다. 2분기말 기준 1757조 원인 가계부채만 해도, 올 들어 1.50%p의 기준금리 인상분을 적용하면 늘어나는 이자부담이 20조 원 이상이다.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비중도 지난해 전체 외부감사기업의 16%에 이른다.

물가의 정점은 아직 예상하기 힘든데 소비와 수출, 투자 어느 것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경기 후퇴를 막는 데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민간의 경제활력을 살리기 위한 핵심산업 육성, 기업 발목을 잡는 규제 혁파와 투자 및 수출 지원 등에 집중해 성장동력을 키워야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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