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웃는 달러 상품 투자자…“달러 1365원까지 오른다”

입력 2022-08-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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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에 재직 중인 A씨는 올해 들어 여윳돈을 달러 관련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긴축기조와 경기둔화 우려 가능성이 점쳐지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로 일찌감치 자금을 피신시킨 것이다. A씨는 “경기 순환 흐름 상 풀었던 돈을 조이는 과정에선 미국의 달러로 돈이 몰리기 마련”이라며 “당분간은 계속 달러 투자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달러가 13년여 만에 1350원을 돌파하는 등 ‘킹달러(달러화 초강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달러 관련 상품 투자자들의 만면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수익률이 나날이 오르고 있고, 상품·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의 거래금액은 9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미국발 경기둔화 공포가 엄습해오고 있음에도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에도 ‘자이언트스텝’을 추가로 밟을 거란 전망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다. 증권가에선 원·달러 환율이 1365원까지 치솟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달러 ETF 평균 20.5% 올라…달러 RP는 90억 달러 돌파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증시 달러 관련 ETF상품인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27.63%의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달러 ETF는 달러 가격에 따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구성된 펀드로, 이 상품은 달러 선물지수를 두 배로 추종한다.

마찬가지로 달러 선물 지수를 두배 추종하는 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27.54%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27.52%), KODEX 미국달러선물(13.60%), KOSEF 미국달러선물(13.59%), 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13.37%) 등이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 국내 달러 관련 6개 ETF의 평균 수익률은 20.54%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68% 하락한 것과 대비해 오히려 큰 폭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반면 ‘인버스’ 상품에 투자해 달러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올해 들어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23.05% 내렸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22.80%),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22.65%),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11.71%),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11.71%) 등도 하락했다.

환율이 치솟자 달러 RP 상품 거래도 대폭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기관간 달러 RP 거래 잔액은 월말 기준 2020년 1월 20억2229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1월 83억964만 달러를 기록한 후 6월(90억141만 달러) 90억 달러 고지를 넘었다. 지난달엔 94억3934만 달러를 기록 했다. 달러 RP는 고객이 증권사에 돈을 빌려주면 증권사가 미국 국채 등을 사들여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달러 RP는 단기간 내에 환차익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어 환율 상승기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 강세 하반기에도 지속…“경기회복 돼야 달러화 강세 마무리”

증권가에선 달러 강세가 하반기 내내 계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1350원을 넘어 1365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 달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기조와 미국과 유럽의 체력 차이를 반영해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와 위완화 약세도 원화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1차 저항선은 1350원 수준으로 판단하며, 저항선을 돌파할 시에는 1365원 수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에도 미국 정책금리가 125~150bp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며 “기축통화간의 환율을 결정짓는 변수는 금리차인데, 최근 유로존 경기침체확률이 55%까지 높아졌고 이 경우 미국과의 단기 금리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어 “달러화 강세가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필요해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물가와 이에 따른 소비자기대지수 변화에 촉각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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