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암 신약 주인공 찾기…유럽종양학회 달굴 K바이오는?

입력 2022-08-31 16:45 수정 2022-08-3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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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오는 9일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 2022)에 대거 출격한다. 핵심 항암 파이프라인의 연구 성과를 알리고, 개발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다.

오는 9월9일부터 1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ESMO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함께 항암 관련 세계 최대 규모 학술 행사로 꼽힌다. 각 기업이 개발 중인 약물의 최신 연구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파트너십을 위한 눈도장을 찍는 장이란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행사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올해 ESMO에서 임상 3상에서 비임상 단계까지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데이터를 공개한다. 비소세포폐암, 간암, 자궁경부암, 혈액암, 췌장암, 난소암 등 여러 암종에 대한 단독 및 병용임상 결과가 소개될 예정이다.

먼저 셀트리온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베그젤마(CT-P16)'의 글로벌 임상 3상 후속 결과를 선보인다. 베그젤마와 오리지널 의약품 '아바스틴' 의 비교 임상에서 생존분석과 안전성 결과에서 유사성을 확인한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 아바스틴은 비소세포폐암,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교모세포종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블록버스터 항암제이다.

최근 유럽 판매허가를 획득한 베그젤마는 하반기 본격적인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번에 아바스틴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면 현지 시장 안착 속도를 당길 전망이다.

'리보세라닙'의 상업화 준비에 들어간 HLB는 비절제성 간세포암에 대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1차 치료제 임상 3상 결과를 위장·소화기관 세션에서 구두 발표한다. 최근 간암 1차 치료제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머크의 '키트루다'와 '렌비마' 병용임상 결과에 이어 공개된다.

기존 간암 1차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의 전체 생존기간(OS)을 살펴보면 '아바스틴'+'티센트릭'이 19.2개월, 당시 대조군으로 설정된 '넥사바'가 13.4개월로 나타났다. 렌비마는 2018년 임상 시 13.6개월로 넥사바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해 신약 승인을 획득했다. 리보세라닙은 병용임상에서 대조군인 넥사바 대비 우월성을 확인했으며, 아바스틴+티센트릭 이상의 OS를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용 DNA백신 'GX-188E'와 키트루다의 병용임상 2상 최종 결과를 구두 발표한다. 이후 식약처와 조건부 허가신청을 위한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GX-188E는 자궁경부암 발병의 주요 원인인 HPV 16형과 18형에서 생성되는 암 유발 단백질인 E6/E7에 대해 항원 특이적 T 세포 면역반응을 유도해 암을 치료한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인체의T세포를 비활성화시키기 위해 분비하는 특정 단백질(PD-L1)과 면역세포의 단백질(PD-1)과의 상호작용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에 GX-188E와 병용 투약 시 T 세포 선별이 쉬워 더 높은 항 종양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임상에 앞선 비임상 데이터 연구 결과 공개도 이어진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L602'의 비임상 데이터를 구두 발표한다. AML 마우스 모델 및 AML 환자의 백혈병 배아 세포에서 확인된 ABL602의 활성 기전과 항암 효과를 중심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CD3 기반 이중항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임상 단계에도 발표 대상에 선정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ABL602는 암 세포를 표적하는 CLL1 항체와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시키는 CD3 항체를 결합한 이중항체 후보물질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T세포를 타깃하는 CD3 이중항체 구조를 활용해 ABL602가 정상 조혈모세포는 공격하지 않으면서 CLL1이 발현된 백혈병 줄기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도록 설계했다.

에이비온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BN401'과 표피생장인자수용체(EGFR) 저해제의 병용임상 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대표적인 EGFR 치료제 '타그리소'의 경우 1차 치료제로 처방됐을 때 C-MET 내성 환자가 30% 발생하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병용임상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ABN401 임상 2상의 코호트2에서 EGFR 저해제 병용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비임상 결과와 함께 실제 임상 전략도 공개해 글로벌 기업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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