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아우성 안들리나”…尹정부 중기부 예산 5조 삭감

입력 2022-08-31 17:11 수정 2022-08-3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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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13.6조 편성
모태펀드ㆍ스마트공장 축소
"3高 속 경영난 가중" 지적

중소벤처기업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보다 30% 가까이 삭감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의 긴축정책과 발을 맞추고, 손실을 메꿔주는 뿌리기식 지원이 아닌 경쟁력 강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는 입장이지만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高(고)에 둘러싸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3년도 예산안을 13조6000억 원으로 편성하고, 내달 2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이는 올해 본예산(19조209억 원) 대비 28%(약 5조3000억 원) 삭감된 규모다.

중기부의 예산안이 30% 가까이 줄어든 데에는 중소기업 모태펀드 출자예산이 올해 5000억 원대에서 내년에 3135억 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다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내년도 예산도 1458억 원으로 3500억 원이 넘는 올해 예산액 대비 60% 가까이 축소된다. 손실보상액이 편성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편성된 2조 원에 가까운 손실보상 제도화가 내년 예산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내년도 소진기금은 4조 975억 원 수준으로 작년(8조292억 원)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진기금도 지난해 6조 원대규모에서 올해 5조5000억 원 수준으로 줄였다. 이로써 중진기금과 소진기금의 합계 편성은 올해 14조 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9조6000억 원대로 축소될 전망이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은 “올해 예산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책자금,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특수한 목적을 가진 예산이 많았다”며 “코로나19 정상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이 줄어든 게 예산 감축에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증액 예산이 있는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예산안을 보면 손실보전금으로 피해를 메꿔주는 직접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소상공인들 체질 변화에 집중하는 측면이 강하다. 소상공인들의 빠르게 재기할 수 있도록 ‘경영개선-폐업-재도전 종합 패키지’ 지원을 강화하고, 폐업자 대상 점포철거비·심리치유·컨설팅·법률자문 지원 등을 대폭 확대한다. 이에 희망리턴패키지를 올해 1159억 원에서 내년에 1464억 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기업가형 소상공인 정책분야에서도 예산액이 늘었다. 소상공인판로지원이 875억 원에서 944억 원으로, 강한소상공인성장지원이 29억 원에서 130억 원으로 확대된다. 또 소상공인빅데이터플랫폼 구축에 새롭게 92억 원을 투입한다. 손실보상과 코로나 융자 등을 대폭 줄인 대신 간접지원 규모를 늘린 셈이다. 민관협력형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사업 예산은 올해 2935억원에서 내년 3782억 원으로 확대됐다. 또 벤처 펀드 결성 보완을 위해 민간출자자 등에 대한 세제 확대, 중간회수펀드 확대 조성, M&A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도 추진한다.

문제는 이런 간접 지원이 중소기업과 벤처, 자영업자들에 대해 얼마나 촘촘하게 지원이 이뤄지느냐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지방에선 이미 기금이 부족하다며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기금을 지금보다 더 줄이는 것은 안 그래도 어려운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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