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소송처리 속도가 둔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15년까지 매해 150명도의 판사 증원이 이뤄져야 하며 내년 판사정원법 개정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두얼 연구위원은 26일 발간한 '경제성장을 위한 사법적 기반의 모색, 소송장기화의 원인과 대책' 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판사인력의 확보 여부는 정부의 정책우선순위에 의해 결정되지만 현 수준보다 사건처리기간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2015년까지 매년 150명 정도의 판사인력 순증원(혹은 2010년 판사정원법 개정에서 2015년까지 정원을 657명 정도 증가시키도록 명시하는 것)을 요구했다.
보고서는 지난 30년 동안의 사법부 정책 집행을 분석해 보면, 항소율 측면에서 볼 때 판결의 공정성은 어느 정도 확보되어 온 것으로 보이지만 사건 처리의 신속성은 지속적으로 저하돼 왔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현상은 사건 증가에 대응해 판사인력이 충분히 늘어나지 못한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6년까지 사건 수 증가에 비해 판사인력이 충분히 증가하지 못한 결과, 판사 일인당 사건부담은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판사당 사건부담 증가는 사건처리의 신속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0년 동안 소송사건들의 처리율은 5~10%p. 정도 하락했으며, 민사본안 1심사건의 사건처리 기간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김두얼 연구위원은 "법정책의 근간은 사건수의 증감에 대응해 신속성과 공정성, 그리고 비용 절감 등 삼각난제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며 "국회, 사법부, 행정부가 인력증원 수준에 따른 정책효과를 적절하게 검토하지 못한 것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수가 증가하고 있을 때 현 수준의 공정성과 신속성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판사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지출 증가는 불가피하다"며 "혹은 사건 수 증가에 대해 판사인력은 늘리지 않으면서도 현 수준의 공정성을 유지하고자 할 경우 신속성 저하는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