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항공업계 기후변화 해법 찾기] 해운의 미래는 돛?

입력 2022-09-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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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2-09-04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미래 기후 위기 해결 위해 전통 기술인 돛·연에 눈 돌려
기존 선박 대비 탄소 배출 20~30% 감축 기대
녹색 연료 개발 기다리기엔 시간 별로 없어
저렴하고 무한한 에너지원인 풍력 극대화 기술 개발에 속도

해운업과 항공업에서도 기후변화의 해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두 산업은 막대한 탄소 배출로 기후변화 주범으로 꼽혀왔다. 세계적인 기후 위기 속에 이들도 적극적으로 해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해운업계는 이색적인 아이디어 실현에 나섰다. 동력으로 친환경 에너지인 풍력 에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통 기술인 돛이나 양력을 만드는 회전 장치 등을 구상하고 있다고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소개했다.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와 세계 최대 곡물회사로 해운업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이 있는 카길 등이 이미 이색 아이디어를 적용한 선박을 새로 건조하거나 개조하는 데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카길의 화물선에 설치될 BAR테크놀로지의 돛. 출처 BAR테크놀로지 웹사이트
▲카길의 화물선에 설치될 BAR테크놀로지의 돛. 출처 BAR테크놀로지 웹사이트

카길은 내년 120피트(약 37m) 높이의 거대한 돛 2개를 장착한 화물선을 시범 운항할 예정이다. 카길은 돛이 설치된 선박이 탄소 배출량을 기존 선박 대비 최대 30% 감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어버스 출신 엔지니어들이 설립한 에어씨즈는 선박에 패러포일형 연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장치는 기존 선박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균 20%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도 자동화 팽창 돛을 개발했다. 100㎡크기의 날개 모양 돛은 자동으로 수축과 팽창이 가능한 풍력 보조 장치로 기존의 연료 소비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낮춘다. 올해 말 시범적으로 컨테이너선에 설치될 예정이다. 네덜란드 에코노윈드BV도 비슷한 장치를 올해 화물선 2척에 설치한다.

▲에어씨즈가 개발한 선박용 연. 출처 에어씨즈 웹사이트
▲에어씨즈가 개발한 선박용 연. 출처 에어씨즈 웹사이트

탈탄소화는 해운업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세계 무역 운송의 90%를 책임지는 해운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를 차지한다. 연간 약 1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당장 글로벌 해운업체들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저감해야 한다. 유엔 국제해사기구(IMO)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 조치를 채택해 내년 1월 1일부터 400톤 이상의 선박은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배기가스 허용량을 맞추기 위한 기술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업계 분위기도 달라졌다. 크리스토퍼 팔슨 마리타임인사이트 상무이사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분위기”라며 “풍력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연료 가격이 치솟고 탄소 저감 목표가 강화하며 녹색 연료 개발이 단기간에 되지 않는 점 등이 풍력 활용 경쟁에 불을 붙였다.

얀 디엘만 카길 해상운송사업 담당자는 “수소, 메탄올, 암모니아 등 탄소 무배출 연료가 상용화되려면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에 반해 바람은 비용도 들지 않고, 무한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8개월간 풍력 보조 장치 주문량도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일본 해운사 가와사키기선은 7월 에어씨즈를 대상으로 연 주문을 5척으로 늘렸다. 국제풍력선박협회(IWA)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25척의 상업용 선박이 풍력 보조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말엔 약 두 배 늘어 49척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핀란드 노스파워가 개발 중인 원통형 돛 ‘로터세일’. 출처 씨-카고(SEA-CARGO) 웹사이트
▲핀란드 노스파워가 개발 중인 원통형 돛 ‘로터세일’. 출처 씨-카고(SEA-CARGO) 웹사이트

IWA는 현재 시장에 나온 풍력 보조 기술은 12개로 내년엔 7개가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치의 원리와 모양도 다양하다. 핀란드 노스파워를 포함한 몇몇 회사들은 로터세일을 개발 중이다. 로터세일 역시 바람을 이용해 추진력을 더하는 풍력 보조 장치이지만 그 형태는 원기둥 모양이다.

풍력 기술을 적용하는 선주들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비용이다. 돛과 로터 장치는 각각 100만 달러(약 13억6300만 원)에서 150만 달러의 비용이 드는데, 한 선박에 적어도 3개 이상의 장치가 필요하다. 이들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7, 8년이 걸리는데 적정 수준은 4, 5년이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체도 생겨났다. 카길, 머스크탱커스, 미쓰비시는 2019년 탄소 저감을 위한 파트너십인 ‘뇨르드(Njord)’를 체결했다. 뇨르드는 로터세일을 포함한 20여 가지 탄소 저감 기술을 대상으로 자금 조달 패키지를 제공한다. 프레데릭 파인드 뇨르드 전무이사는 “녹색 연료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우리는 지금 탈탄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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