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문가 77% “반도체 산업 위기, 내후년에도 지속”

입력 2022-09-0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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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대한상공회의소)
(출처=대한상공회의소)

국내 반도체 전문가들이 현재 반도체 산업을 위기로 진단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위기 상황이 내후년까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국내 반도체산업 경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 10명 중 7명(76.7%)은 현재 반도체산업이 처한 상황을 ‘위기’로 진단했다. ‘위기상황 직전’이라는 응답은 20%, ‘위기상황이 아니다’라는 답변은 3.3%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상황을 ‘위기’ 혹은 ‘위기 직전’으로 진단한 이들에게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물은 결과 가장 많은 전문가가 ‘내후년 이후에도 지속할 것’(58.6%)으로 전망했다. 이어 ‘내년까지’(24.1%), ‘내년 상반기까지’(13.9%), ‘올해 말까지’(3.4%) 순이었다.

반도체 산업의 위기 원인으로는 장ㆍ단기 대외리스크가 꼽혔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감소 및 재고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 중국의 빠른 기술추격,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심화 등의 리스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반도체산업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장단기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산업이 처한 상황이 최근 10년 내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최근 10년 내 국내 반도체산업의 부진 시기인 2016년(중국의 메모리시장 진입), 2019년(미·중 무역분쟁) 당시와 비교한 현재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의 43.4%는 ‘그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유사하다’는 답변은 36.6%, ‘양호하다’는 답변은 20%로 집계됐다.

(출처=대한상공회의소)
(출처=대한상공회의소)

국내 반도체산업을 둘러싼 ‘칩4 논의’와 ‘미국 반도체와 과학법’의 영향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긍ㆍ부정 평가가 혼재했다.

먼저 ‘칩4 논의’가 국내 반도체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36.6%를 차지한 가운데, ‘부정적’이라고 답한 전문가 비중도 46.7%에 달했다. ‘큰 영향 없을 것’이라는 답변은 16.7%로 집계됐다.

‘미국의 반도체와 과학법’의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이 50%, ‘부정적’ 전망은 40%로 집계됐다. ‘큰 영향 없을 것’이라는 답변은 10%에 그쳤다.

국내 반도체산업의 단기적 위협요인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감소’,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 ‘우크라이나 전쟁’ 순으로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반도체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과제로는 ‘칩4 대응 등 정부의 원활한 외교적 노력’(43.3%), ‘인력 양성’(30%), ‘R&D 지원 확대’(13.3%), ‘투자에 대한 세제ㆍ금융 지원 확대’(10%), ‘반도체 소재에 대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3.4%)을 차례로 꼽았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해외기술기업 투자ㆍ인수를 위한 특단의 제도 개선과 반도체 경쟁국 사이에서의 적극적이고 세련된 외교 등 반도체 분야 초격차 유지를 위한 보다 근원적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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