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0원도 뚫은 환율, 외환보유액 정말 문제없나

입력 2022-09-05 16:37 수정 2022-09-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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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3년 5개월 만에 1370원 돌파
지난달 외환보유액,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
"주요국과 통화스와프로 환율 상승 기대 고착화 방지해야"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만에 1370원을 돌파하면서, 외환보유액 감소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달러 강세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4400억 달러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380원을 뚫고 1400원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경제 안전판'인 외환보유액 규모에 대해 외환당국은 문제 될 수준은 아니란 입장이지만, 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경우 다시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21억8000만달러 줄었다. 외화자산 운용수익,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은 늘었지만 미국 달러가 약 2.3% 평가 절상되면서 외환보유액의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 것이다.

외환보유액은 올해 3월 이후 4개월 연속 뒷걸음치다가 7월 소폭 반등했으나 다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7월 말 기준(4386억 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12월 말(4631억2000만 달러) 이후 7개월간 266억9000만 달러가 줄었다. 2020년 11월(4363억7722만 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같은 외환보유액 감소는 미국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자 통화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매도한 영향이 크다.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지만 시장 안정을 위협할 정도로 급등락하면 외환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달러를 사거나 팔아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한다.

문제는 통화 당국의 노력에도 원・달러 환율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3일 1300원을 돌파한 환율은 지난달 23일까지 두 달 만에 40원 올랐다. 지난주에는 1350원과 1360원을 차례로 돌파한 데 이어, 이날 1370원까지 넘어서는 등 고점을 계속 높이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까지 상단을 열어둘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국이 용인할 수 있는 환율 수준을 정해놓고 시장과 소통을 하면서 허용 가능한 수준을 언급한다면, 그 이상을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고환율이 지속되면, 외환당국은 매도시장 개입 강도를 높이는 것이 불가피하다. 즉 외환보유액이 더 줄어들게 된다.

한국은행은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환율 급등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따라 우리나라 통화만 절하되는 것이 아니고, 국내 외환시장에 유동성 문제도 발생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 등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를 통해 외화 자금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상의 SGI 민경희 연구위원은 “지금의 원・달러 환율 상승 움직임이 외화 유동성 부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화스와프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통화스와프를 통해 시장의 과도한 쏠림현상을 예방하고 향후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가 고착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20년 3월에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발표로 달러화 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환율이 70원 가까이 하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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