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1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흥행에도 동학개미 외면

입력 2022-09-06 15:02 수정 2022-09-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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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신한금융투자
▲출처=신한금융투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미국 에미상에서 게스트상,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 등 4개 부문에서 상을 따냈다. 1주년을 맞아 이룬 쾌거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 공개 직후 46일 동안 전 세계 순위 1위를 차지하며 ‘K-콘텐츠’의 저력을 알렸다.

<오징어 게임>, <우리들의 블루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K-콘텐츠’들이 전 세계적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오히려 제작사들의 시가총액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신한금융투자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주요 콘텐츠 제작사(△스튜디오드래곤 △콘텐트리중앙 △에이스토리 △초록뱀미디어 △NEW △팬엔터테인먼트 △삼화네트웍스)들의 합산 영업손익은 약 404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41억 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해 4조7040억 원 수준에서 뒷걸음질 하고 있다. 실적 기반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센티멘털(투자심리)이 함께 반영되는 시가총액의 괴리가 큰 셈이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부터 콘텐츠 업종의 변곡점이었던 넷플릭스의 어닝쇼크, 이로 인한 콘텐츠 예산 축소가 우려됐다”며 “또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대와 경쟁 심화가 콘텐츠 수혜로 이어지는 성장 스토리가 실적으로 확인되면서 디레이팅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K-콘텐츠 흥행에 따른 수혜로 힘을 받았던 콘텐츠주는 올해 들어 줄줄이 미끄러지고 있다. 콘텐츠 대장주로 꼽히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는 연초 대비 23.17% 빠졌고, 콘텐트리중앙과 에이스토리도 각각 -34.25%, -28.03%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19.55%)와 코스닥(-25.13%)의 하락 폭보다 크다.

특히 전 세계 콘텐츠주를 주도하는 넷플릭스가 지난 1분기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폭락한 여파가 컸다. 상대적으로 평가가치(PER)가 높은 국내 제작사 주가가 홀로 상승세를 달리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연초 이후 긴축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영향도 작용했다.

다만 넷플릭스의 실적 리스크는 다소 해소된 상태다. 넷플릭스는 지난 2분기 79억7000만 달러(약 10조4000억 원)의 매출액과 15억7800만 달러(약 2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가입자는 97만 명 감소해 시장 예상치였던 200만 명을 밑돌았다. 넷플릭스 주가는 저점 대비 40% 가까이 오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OTT가 K-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줄일 것이란 우려는 기우로 보인다. 전체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만 유일하게 순증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또한 한국에 집행하는 예산 약 1조 원은 전체의 5%에 불과한데, 트래픽은 아시아·태평양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K-콘텐츠의 성장 스토리 역시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OTT 시장에 뛰어든 디즈니플러스의 동남아시아 트래픽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드라마인 <빅마우스>, <아다마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관측된다. NEW가 제작한 <무빙>, 에이스토리의 <카지노>, 스튜디오드래곤이 만든 <늙은 형사> 등은 출시를 앞두고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전히 콘텐츠 업종의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오징어 게임>을 포함해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제작비에 비해 흥행이 담보돼 있어 글로벌 OTT 입장에서는 시즌제 도입이 달가울 수밖에 없다. 컴퓨터그래픽(CG)과 시각효과(VFX) 시장의 성장세, 한국판 지식재산권(IP)의 성공과 부가 수익 등의 기대감도 유효하다.

지인해 연구원은 “콘텐츠 업종의 디레이팅은 아직 이르다”며 “OTT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다양한 수익모델과 한국판 IP 극대화로 보여줄 것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 연구원은 “대장주 스튜디오드래곤과 저평가된 콘텐트리중앙, 한국판 IP를 성공시킨 에이스토리와 영상효과 시장 수혜를 볼 수 있는 위지윅스튜디오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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