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3분기 가격 올리고 4분기 판매 올리고

입력 2022-09-06 16:28 수정 2022-09-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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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들어 평균 판매가격 상승 뚜렷
원ㆍ부자재 가격 인상분, 신차가에 반영
주요 모델 2023년형 출시하며 가격↑
매년 4분기 신차 판매가 연간 최대치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3분기 평균 판매가격, 이른바 ASP(Average selling price)를 끌어올리고, 성수기인 4분기에 생산을 확대해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판매로 인한 영업이익이 올해 1~2분기 수준과 맞먹을 수 있다는 기대치마저 나온다.

6일 현대차그룹 IR 관계자는 “주요 차종이 ‘모델 이어(Model Year·연식변경 모델)’를 내놓으면서 원·부자재 값 인상에서 시작한 생산원가 상승 부담을 일부 ‘캔슬링(상쇄)’ 중”이라며 “반도체 수급난이 일시적이나마 개선되고 있고, 4분기 가동률이 원하는 만큼 이뤄진다면 하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성수기(4분기)를 앞두고 차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큰 이변이 없다면 4분기 영업이익률이 현대차와 기아 모두 두 자릿수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내수에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자동차는 물론, 화학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극심한 물류난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2020년)을 기점으로 극심한 경기 위축이 시작됐고, 회복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결국, 산업수요 회복에 대한 전망이 빗나가는 사이 물류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산업계 전반에 걸쳐 생산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이어졌다. 시시때때로 가격을 조절할 수 없는 자동차의 경우 매달 선보이는 ‘신차 할인 조건’을 사실상 폐쇄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이른바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에 집중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 △고급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에 집중했고, 내수보다 이윤이 큰 수출 시장에 주력하기도 했다.

나아가 주요 모델의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며 가격 인상에 나서기도 했다. 전반적인 평균 판매가격 상승의 배경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초 2022년형 아반떼를 시작으로 △코나(4월) △그랜저(5월) △6월(캐스퍼) △7월(쏘나타와 투싼) △8월(스타리아) 등의 연식 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기아 역시 1월 승차△감을 개선한 모하비를 시작으로 △3월(레이 밴) △5월(니로 플러스·K5) △6월(모닝) △7월(스포티지·셀토스·K5) △9월(K3) 등을 쉼 없이 시장에 선보이며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가격 인상 전략으로 인해 올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평균 판매 가격은 각각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대비 크게 올랐다.

당장 내수 평균 판매 가격의 경우 현대차 승용기준 2020년 4182만 원에서 올 상반기 4697만 원으로 12.3% 올랐다. SUV를 포함한 레저용차(RV)도 인상률이 9.9% 수준이다.

기아는 신형 카니발의 출시와 주요 SUV 등장에 힘입어 RV 평균 가격이 크게 올랐다. 승용차는 2.2%가 오른 3384만 원이지만 RV는 2020년 3626만 원에서 무려 17.8%가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평균 판매 가격,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는 신차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도 축소 등이 수익성 방어에 힘을 보태고 있다”며 “하반기 환율 역시 자동차 업계의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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