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재벌그룹, 해외계열사로 지배력 유지ㆍ강화..."감시 필요"

입력 2022-09-0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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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家 적은 지분으로 그룹 장악 여전...사익편취 규제 회사 265곳→835곳 3배 증가

▲대기업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연합뉴스)
▲대기업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연합뉴스)

롯데, 네이버 등 23개 재벌 그룹이 해외 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회사에 직ㆍ간접적으로 출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총수 일가가 해외 계열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그룹 지배력을 유지ㆍ강화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올해 5월 1일 지정된 76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소속회사 2886곳의 주식소유현황 분석 결과를 7일 공개했다.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한 국외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집단은 23개로 작년보다 1개 늘었다. 이들 기업 소속 89개 국외 계열사가 66개 국내 계열사에 직·간접 출자했다. 이중 롯데·코오롱·장금상선·오케이금융그룹 등 4개 집단에 속하는 국외 계열사 9곳은 총수 일가가 지분을 20% 이상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간접 출자는 국내계열회사의 주식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국외계열사의 주식을 하나 이상의 국외계열사 간 출자로 연결해 소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계열회사에 직·간접 출자한 국외계열사가 많은 집단은 롯데가 21개로 가장 많았고, 네이버(9개), 카카오·KCC(각 6개), LG·한화(각 5개) 등의 순이었다.

23개 집단 중 SK, 현대차, 롯데, CJ, DL, 효성, 부영, 코오롱, 장금상선, 현대해상화재보험, 일진, OK금융그룹 등 12개 집단의 총수 일가는 미국·일본·싱가포르·홍콩·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지에 지분이 20% 이상인 38개 국외계열사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9개 집단의 21개 해외 계열사는 총수 일가의 지분이 100%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일부 그룹이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해외 계열사를 가지고 있고, 해외 계열사가 국내 계열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어떤 식으로 지분을 보유하는지 계속 추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영리법인(공익법인 포함)을 활용한 계열 출자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계열출자 비영리법인 수는 169곳으로 전년보다 22곳 증가했다. 이에 따라 출자받은 회사(297곳)도 33곳 늘었다.

공정위는 국외계열사, 공익법인을 통한 출자는 총수 일가의 우회적인 지배력 유지·강화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도입된 국외계열사 현황 공시,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및 공시의무 등을 통해 시장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장악하는 소유지배구조도 여전했다. 총수 있는 66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9.9%이며 이중 총수 일가 지분율은 3.7%(총수 1.7%·친족 2.0%)에 불과했다. 전년보다 0.2%포인트(P) 증가하는데 그쳤다.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되는 회사는 66개 집단 소속회사 835곳으로 작년(265곳)보다 570곳 늘었다. 작년의 3.15배 수준이다.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으로 규제 범위가 총수 일가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 회사에서 총수 일가 지분 20% 이상 회사 및 해당 회사가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로 변경되면서 종전 규제 사각지대에 있었던 회사들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가 늘어남에 따라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부당지원행위 심사지침 개편 등 내부거래 규제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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