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지진 사망자 74명으로 늘어…당국, ‘코로나 봉쇄’ 주민 대피보다 우선시

입력 2022-09-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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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서 진동 느껴 탈출하려 했지만 제지당해
폐쇄된 아파트 주민 동영상 퍼져…대중 분노 촉발
당국 강경한 ‘제로 코로나’ 정책 재확인

▲중국 쓰촨성 루딩현에서 6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전날 지진으로 붕괴된 주택 잔해를 치우고 있다. 루딩/신화연합뉴스
▲중국 쓰촨성 루딩현에서 6일(현지시간) 구조대원들이 전날 지진으로 붕괴된 주택 잔해를 치우고 있다. 루딩/신화연합뉴스
중국 쓰촨성에서 발생한 강진 인명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아파트에 갇힌 주민들이 지진에 건물이 흔들려도 나가지 못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대중의 분노를 촉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7일 이번 주 쓰촨성 간쯔장족자치구 루딩현에서 발생한 지진 사망자가 74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26명이 실종됐으며 부상자는 259명에 이른다.

영국 BBC방송은 쓰촨성 성도인 청두에서 지진으로 아파트 진동을 느낀 주민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탈출하지 못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분노와 불신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지진이 5일 청두에서 약 230km 떨어진 루딩현에서 일어났는데 중국의 틱톡 플랫폼인 더우인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쇠사슬로 잠긴 문 뒤에서 공포에 질린 주민들이 탈출시켜 달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담겼다.

한 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경비원에게 욕을 하며 아파트 문을 덜컥거리며 열려고 하는 모습이 나왔다. 이 남성이 “빨리 문을 열어라. 지진이야”라고 소리치자, 경비원은 “지진은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다른 동영상에는 “집으로 돌아가고 여기에 모이지 말라”며 “그냥 지진이다. 쓰촨은 이미 많은 지진을 겪었다”는 확성기 음성 녹음이 담겼다.

청두의 한 변호사는 BBC에 “지진 진동을 느끼고 나가려 했으나 문이 닫혔다는 것을 알고 문 앞에 모인 사람들에게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 봉쇄냐, 지진이냐’라고 외쳤다”며 “그러자 한 사람이 ‘감정을 자극하지 말고 정책을 언급하지도 말라’고 말해 말싸움을 벌였는데 상대방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증언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이런 소식이 퍼지자 많은 네티즌이 분개했다. 한 네티즌은 ‘시민은 헌법상에 안전을 위해 자유롭게 대피할 권리가 보장됐다’는 변호사 논평이 담긴 현지 뉴스를 올리면서 “우리가 이런 것을 의문 삼아 논의해야 한다는 사실이 말도 안 된다”고 한탄했다. 해당 글 조회 수는 370만 회를 넘었다.

논란이 커지자 청두 위생건강위원회는 공식 위챗 계정에 “지진과 화재, 홍수, 기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사람들의 생명이 전염병 규칙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논란은 중국 정부의 강경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다시 상기시켰다”며 “현지 관리들은 다른 우려보다 바이러스 제거를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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