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동탄·송도 아파트값이 억 단위로 떨어지며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국적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교통 호재가 맞물리면서 집값이 급등한 것과 상반된다. 상승 폭이 컸던 만큼 하락 폭도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8월 29일 기준) 경기 파주시와 화성시(동탄), 인천 연수구(송도) 아파트값은 각각 0.24%, 0.34%, 0.37% 하락했다. 파주시와 연수구는 각각 6주, 20주 연속 떨어지고 있으며 화성시는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연수구 송도동 ‘더샵그린스퀘어’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15일 7억60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평형이 지난해 11월 9억1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5000만 원 떨어졌다.
파주시 동패동 ‘운정신도시아이파크’ 전용 84㎡형은 지난달 26일 7억6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지난해 6월 9억5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9000만 원 내린 값에 계약이 체결됐다. 화성시 영천동 ‘동탄역센트럴상록’ 전용 72㎡형은 지난달 5일 7억4000만 원에 매매됐다. 같은 평형이 지난해 9월 10억 원에 신고가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6000만 원 하락했다.
세 지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이 들어선다. GTX 도입이 확정되자 서울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저금리를 이용한 매수자들이 늘어나면서 신고가를 기록한 아파트가 속출했다.
실제로 GTX가 완공되면 A노선인 파주시 운정역과 화성시 동탄역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역까지 각각 30분, 20분이 소요된다. B노선인 연수구 송도동 인천대입구역에서는 서울역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기존 소요시간보다 절반 이상 단축되는 셈이다.
다만, GTX가 완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집값이 과도하게 오른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다. 현재 GTX A‧B‧C노선 중 착공에 들어간 곳은 A노선뿐이다. GTX 노선이 모두 완공되려면 수년의 시간이 남은 것이다. 교통호재가 선 반영돼 집값이 많이 올랐던 만큼 올해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자 집값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파주‧동탄‧송도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생산성, 소비‧소득수준 등 이른바 펀더멘탈이 서울보다 약하다”며 “최근 몇 년간 저금리 시대에 교통 호재라는 변수로 집값이 오른 만큼 하락장에서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