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500만 명 시대,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이 많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고향으로 떠나 만날 사람도 마땅치 않고, 연휴 내내 집에서 혼자 보내는 건 지루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여유롭게 나홀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가을은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신선한 바람을 느끼며 아름다운 풍경까지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지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고 싶다면 담양을 추천한다. 담양 창평면의 삼지내마을은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간다. 정겨운 돌담과 고택 등 옛 모습이 그대로인 마을을 걷다 보면 마음마저 차분해진다.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정성 담긴 음식을 시식할 수 있는 곳과 전통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공방도 있다.
담양에 왔다면 죽녹원을 들려야 한다. 죽녹원은 16만㎡의 울창한 대숲이다. 죽녹원 입구에서 돌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밟고 오르며 굳어있던 몸을 풀리고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댓바람이 일상에 지쳐있는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또한 댓잎의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빽빽이 들어서 있는 대나무 숲길을 산책하다 보면 가을의 정취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폐역이 된 옛 강촌역을 들리는 것도 좋다. 과거 수많은 청춘이 오고 갔던 이곳에는 낭만과 추억이 깃들어있다. 특히 가을이면 강촌역 부근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또한 20km 코스의 끝인 경강교 부근에 대한민국 3대 오토 캠핑장으로 꼽히는 자라섬 오토 캠핑장이 있어 자전거에서 캠핑으로 이어지는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통영에는 산책 명소인 ‘삼칭이길’이 있다. 통영 영리 마을 해안선을 따라 나 있는 총 4km의 해안도로로 걷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분리되어 있어 편하게 라이딩을 즐길 수도 있다.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통영인 만큼 바다 위에 아름다운 작은 섬들이 떠 있어 그 경치가 매우 좋다. 해안도로를 따라 쭉 가다 보면 ‘통영등대 낚시공원’이 나오는데, 그곳에 들러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부용대는 정상에서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높이 64m의 바위 절벽이다. 부용대라는 이름은 중국 고사에서 따온 것으로 부용은 연꽃을 뜻한다. 하회마을이 들어선 모습이 연꽃 같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하회마을을 가장 잘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 부용대라 부른다. 이곳에 올라 볼 수 있는 하회마을의 모습은 장관이다. 하회마을에 오게 된다면 이 부용대에도 오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