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 국왕’ 찰스 3세 첫 대국민 TV 연설...“평생 헌신하겠다”

입력 2022-09-10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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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으로서 첫 TV 대국민 연설
총리와 첫 면담...10일 찰스 3세 국왕 공식 선포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9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 궁에서 첫 대국민TV 연설을 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9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 궁에서 첫 대국민TV 연설을 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영국의 새 국왕 찰스 3세가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평생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9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이날 첫 TV 대국민 연설에서 "평생 헌신한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약속을 오늘 여러분께 되풀이하겠다"고 밝혔다. 찰스 3세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망에 따라 같은 날 영국 국왕으로 즉위했다. 올해 74살로 역대 영국 국왕 중 가장 늦은 나이에 왕좌에 오른 것이다.

그는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 "내 사랑하는 어머니는 나와 가족 모두에게 모범이 되는 존재였다"면서 "좋은 인생이었고 운명과의 약속을 지켰으며, 깊은 애도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왕의 평생의 삶을 관통했던 국민에 대한 봉사에 대한 약속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찰스 3세는 194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연설에서 자신의 인생을 영국 연방의 국민을 위해 바치겠다고 말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자신도 그러한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영국이나 세계 어디에 살든, 신념과 배경이 어떠하든 여러분을 섬길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장남 윌리엄 왕자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웨일스공(Prince of Wales)의 지위를 이어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찰스 3세는 "장남 윌리엄은 이제 왕세자이며, 콘월 공작이자 웨일스공"이라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윌리엄 왕세자의 부인 캐서린 왕자빈을 '웨일스공 부인'(Princess of Wales)이라고 불렀는데 영국 왕세자빈에게 주어지는 이 작위는 찰스 3세의 왕세자 시절 부인이자 윌리엄 왕세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의 사망 이후 공석이었다.

이어 그는 부인 커밀라 왕비에 대해서는 "17년 전 결혼한 이후로 그녀의 헌신을 인정받아 이제 왕비가 됐다"면서 "나는 아내 카밀라의 사랑스러운 도움에 의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녀는 새로운 역할에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실을 뛰쳐나가 갈등을 빚다가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둘째 아들 해리 왕자 부부에 관해서도 애정을 표했다. 그는 여왕을 '사랑하는 엄마'라고 표현하면서 가족을 대표해서 위로와 지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이제 국왕으로서 공무가 늘어나 그간 자신이 관심을 두고 해왔던 자선단체 활동에 예전만큼 신경을 쓸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 중요한 일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손에 의해서 계속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9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 궁으로 들어가기전 시민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9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 궁으로 들어가기전 시민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있다. 런던/AP뉴시스

찰스 3세는 전날 스코틀랜드 밸모럴 성에서 여왕의 곁을 지킨 뒤 이날 오전 커밀라 왕비와 함께 런던으로 이동했다.

그는 리즈 트러스 총리와 첫 회동을 하는 등 국왕으로서 임무를 시작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매주 역대 영국 총리로부터 정치 현황을 보고받았다. 국왕으로 공식 선포는 10일에 이뤄진다.

찰스 3세 부부는 이날 버킹엄 궁의 새 주인으로서 처음 입성했다. 버킹엄 궁 앞에 모인 추모객들은 새 국왕에게 열렬한 환영을 보내고 국가인 '하느님, 국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King)를 부르기도 했다. 이 노래 제목과 가사에서 전날만 해도 '여왕'이 쓰였는데 이제 '왕'으로 바뀌었다.

찰스 3세 부부는 당초 추모객들이 남긴 꽃만 보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예정에 없이 대중에게 다가가 10여 분간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눴다. 일부 여성들은 찰스 3세의 뺨이나 손에 키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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