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불평등 해결하려면?…'좋은 불평등'

입력 2022-09-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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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는 한국경제 불평등 교과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마지막 정책보좌관이자 현재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최병천 작가는 최근 책 ‘좋은 불평등’을 출간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책 전체에 담긴 핵심 문제의식은 환경 변화와 재적응의 중요성이다. 정책 대안은 환경 변화를 있는 그대로 인지하고, 환경 변화의 동력이 되는 원인의 원인을 도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한국경제 불평등에 관한 기존의 잘못된 통념 뒤집기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198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불평등의 변동 요인을 추적하고, 한국경제 불평등 문제를 세계경제와 정책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 수단 및 방향 등 구체적인 대안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최 작가가 제안하는 중요한 정책 방향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면 '경쟁력', '계층 사다리', '불평등 완화'다.

먼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최 작가는 고급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결국 대학 교육의 고급화가 핵심"이라며 "기업이 대학의 투자 및 운영 주체가 되는 '기업대학'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대학은 기업-산업-인재 육성을 통합적으로 연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삼성 반도체 공대, 네이버 웹툰 대학 등이 그 예다.

이어 최 작가는 계층 사다리를 통한 사회적 역동성 회복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사회적 역동성 회복을 위해서는 가난한 노동자 계급이 외부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제도권 학교 교육의 내실화가 필요한데, 그는 "서울시, 경기도처럼 광역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기업과 연계해 '청년 기술학교'를 대규모로 운영하는 방법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최 작가는 불평등 축소의 핵심이 '초고령화 대책'을 제대로 세우는 데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 불평등 문제의 핵심이 저임금노동자가 아니라 노인 문제에 있다는 것이다. 노동시장에서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자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책에 따르면, 칠레의 경우 18세 미만과 65세 이상의 경우 일의 숙련도가 낮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차등 지급한다. 70~74세 연령 중 절반 이상이 '시간제 일자리'를 원한다는 통계를 근거로 저자는 "노인들의 빈곤과 자살을 방치하는 것보다, 노인들의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해서 빈곤과 자살을 축소하는 것이 훨씬 진보적인 정책"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노인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정책은 불평등 개선으로 연결된다"며 "동시에 비정규직 비율은 높아지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을 낮추게 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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