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부실 적신호…변동금리 비중 높고·‘빚 50% 이상 탕감’ 대출자 증가

입력 2022-09-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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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 78.4%…8년 4개월 만에 가장 커
고정금리 상대적으로 낮아 차주 선호도 여전히 높아
신복위 개인 워크아웃 대상자 중 원금 50% 이상 감면자 늘어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금리 상승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7월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8.4%로 집계됐다. 2014년 3월(78.6%)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수치다. 2020년 1월(65.6%)과 비교하면 2년 6개월 사이 12.8%포인트(p)나 뛰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0년 3월 0.75%로 ‘0%대 기준금리’에 돌입했다. 이후 2021년 11월 1.0%로 오르면서 ‘0%대 기준금리’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후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으로 금리 인상폭은 커지고 속도는 빨라졌다.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10%를 넘은 상황(CB사 신용점수 600점 이하 기준, 은행연합회 공시)에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여전히 높아 금리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소비자들이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더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차이다. 고정금리가 약 0.4%p 더 높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이달 8일 기준 연 4.450∼6.426%,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4.070∼6.330% 수준이다. 대출금리 하단으로 비교하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는 약 0.38%p에 이른다.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는 원인이다.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복위 개인 워크아웃(채무조정)을 통해 대출 원금 50% 이상을 감면받은 사람은 3만772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1만9943명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만7784명(89%) 늘었다.

50% 이상 원금 감면자 수는 △2018년 1만9943명 △2019년 2만2404명 △2020년 3만1970명 △2021년 3만7727명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이 증가했다. 올해 7월 기준으로 50% 이상 원금 감면자 수가 2만1501명에 달했다.

전체 개인워크아웃 확정자 수 대비 50% 이상 원금 감면자 비율도 2018년 27.7%에서 2022년 7월 45.6%로 높아졌다.

원금의 80% 이상을 감면받은 취약 차주도 늘고 있다. 원금 80% 이상 감면 대상은 지난 2018년 전체의 0.8% 수준이던 559명에서 2021년 5.1%인 4378명으로 늘었다.

최 의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워크아웃 신청 건수가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원금의 50% 이상을 감면해주어야 하는 취약계층도 많이 증가했다”며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시급히 시행해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받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들이 워크아웃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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