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고환율 ‘겹악재’…추석 이후 먹거리 가격 더 오른다

입력 2022-09-12 13:55 수정 2022-09-1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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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등 주요 농산물 가격 일제히 오르고 있어
원ㆍ달러 환율은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 돌파
수익성 악화 피하고자 농심, 팔도 등 일부 업체들 제품 가격 인상

밥상물가가 연이은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기후 위기로 농산물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환율도 고공 행진하면서 업체들의 재료 수입 부담은 커지고 있다.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식품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비판을 무릅쓰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최근 배추 도매가격은 10㎏ 기준 3만8800원으로 작년(1만3328원)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양파 도매가격(15㎏ 기준)은 같은 기간 1.7배 오른 2만4000원이다. 대파 가격(1㎏ 기준)은 1년 전보다 1.4배 상승한 2786원이다.

농산물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예년보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많아지면서 농산물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원은 이달 청양계풋고추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청양계풋고추의 이달 도매가격은 10㎏ 기준 4만8000원으로 전년(2만5400원) 동기 대비 89% 오를 전망이다. 오이맛고추는 10㎏ 기준 작년(3만6300원)보다 10.2% 상승한 4만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문제는 이같은 가격 상승은 제11호 태풍 ‘힌남노’ 영향이 반영되지 않는 분석 결과인 만큼 실제 가격은 전망치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농산물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 리스크는 올해 초부터 이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자 밀가루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바 있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식품업계의 부담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치솟으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농심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올해 2분기(별도 기준) 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농심이 국내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원ㆍ달러 환율이 폭등하면서 재료 수입단가도 오르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원ㆍ달러 환율은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했다.

이같은 악재에 대응하고자 식품업계는 최근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 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올린다. 지난해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올린 지 1년 만에 추가 가격 인상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인상폭은 출고 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

팔도 또한 다음 달 1일부터 라면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농심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에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이다. 인상 폭은 공급가 기준으로 팔도비빔면 9.8%, 왕뚜껑 11%, 틈새라면빨계떡 9.9% 등이다. 라면, 제과 등 다른 식품업체들도 같은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은 여전히 높고 국제정세는 불안정하다"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만큼 일부 업체들이 추가로 가격 인상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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