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유 곱버스 빠진 개미…수익률은 ‘참담’

입력 2022-09-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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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개인투자자)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개미 필패’ 법칙이 또다시 확인됐다. 하반기 들어 달러와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개미들의 매수·매도세가 몰렸지만, 수익률은 저조할 것으로 추정됐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828억5300만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ETF는 미국달러선물지수 하루 수익률을 거꾸로 2배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액이 13억 원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ETF 가운데 순매수 2위, 개별 주식을 포함한 전체 종목 중에서는 18위다.

이밖에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41억 원),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28억 원) 등 다른 달러 곱버스 상품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유로화·위안화 약세로 달러화가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개미들은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개미들의 기대가 무색하게 달러 인버스 상품들은 처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기간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는 -10.87% 하락했다. TIGER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와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도 각각 -10.70%, -10.61% 빠졌다.

같은 기간 개미는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상품들을 대거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는 지난달부터 ‘TIGER 원유선물인버스(H)’를 2165억 원,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를 938억 원 순매도하며 순매도 상위 5위,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는 약 11% 가까이 떨어지며 안정세를 찾고 있다. 만약 개미가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원유 인버스 상품을 그대로 들고 있었다면, 약 6%에 가까운 수익률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신중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버스나 곱버스 상품들은 손실 위험이 더 크고, 기초자산이 제가격을 회복한다고 해도 수익률이 마이너스(-)기 때문이다.

달러나 원자재 가격의 추세적 상승 내지는 추세적 하락을 담보할 만한 요인이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유럽의 부진과 완화적인 일본의 태도는 달러의 강세 압력을 불어넣고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자재는 공급발 압력이 일부 존재하고 있지만, 긴축과 경기 하강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원자재에 대한 접근은 보수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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