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9월 이어 불안한 10월…“코스피 올해 2300도 무너질수도”

입력 2022-09-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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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 통과 연말~내년 초로 빨라질 수도…인플레·연준 긴축 강도에 2300 깨질 수도”
“FOMC 지나며 극단적 변동성 해소…7월 저점 깨지 않을 듯” 반론도
“현금 자산 확보 보수적 대응”…“대형기술주·배당주·고환율 및 중국 수혜주 주목”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코스피 2400선이 맥없이 무너져 출발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공포는 13일(현지 시각) 태평양 건너 미국 증시(나스닥 -5.16%)를 침몰시키고, 아시아 증시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미국과 유럽 증시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긴축 공포, 치솟는 달러값 등으로 살얼음판이지만 우리나라 등 아시아 증시는 더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수정 전망치 보고서에서 4월 예상했던 3.6%보다 0.4%p 낮은 3.2%로 내다봤다. IMF는 또 내년 전망치를 3.6%에서 2.9%로 0.7%p 하향 조정했다. IMF는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세계 경제가 올해 2.6%, 내년에 2.0%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잔인한 9월’에 이어 ‘불안한 10월’이 닥친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하락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2400선을 가까스로 회복했다. 미국발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에 하루 만에 2300선으로 떨어졌다가 하락분을 메웠다. 원·달러 환율은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하며 자본시장이 요동쳤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코스피 지수 2300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악재가 시장에 반영돼 무작정 밑으로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2300 밑돌 가능성은?

올해 코스피지수는 7월 ‘고난의 시기’를 거치며 이미 한차례 2300선 하회를 경험한 바 있다. 시장의 관심은 연중 최저점인 2276.63(7월 4일)을 밑돌거나 이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지수가 또다시 하락할 것인가다.

상당수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 하단을 2300 이하로 잡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코스피 밴드는 2200~2660p로 예상한다”며 “매크로 불확실성과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으로 밴드 내 등락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하락추세 하단으로 2050선 전후를 추정했다. 그는 “상당 기간 고강도 긴축과 경기 불안이라는 이중고가 지속하며, 지수는 내년 1분기 저점통과를 예상하지만 경기 경착륙, 수요 약화 속도에 따라 그 시점이 올해 말~내년 초로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물가 변수가 안정화된다는 증거와 확신을 갖기 전까진 국내외 주식시장은 뚜렷한 방향성을 설정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4분기 코스피 지수 밴드로 2200~2600p를 제시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 지수는 2300~2600 수준에서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향후 인플레 완화 속도나 연준의 긴축 강도에 따라 저점(2300)을 깰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의 추세적인 하락에 대해선 경계감을 나타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지나면서 극단적 변동성은 점차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불확실성 확대시 7월에 봤던 연중 저점을 확인할 수 있지만, 지지선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최경진 한화투자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 PB는 “미국시장이 6월 저점을 깨지 않는다면 우리시장도 7월 저점을 깨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미 우리 시장은 6월의 급락에서 반대매매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상태라 그 정도를 다시 하회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재차 반등해 CPI 피크아웃 지연 가능성을 야기하지 않는다면, 지난 6월 2300p를 하회했던 지수 저점이 방어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투자 눈높이 낮춰야 한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여전히 살아있는 현재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기대치를 낮추는 것과 함께 선별적인 증시 투자 전략을 조언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침체해 가는 과정에서 대형기술주,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기업,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담아야 한다”며 “특히, 다음 달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증시 부양정책 수혜 종목을 중심으로 중국 관련 기업이나 ETF에 주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하인환 KB증권 선임연구원은 “주식시장 전반에 대해선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변동성이 큰 국면에 대응할 필요성과 연말로 갈수록 배당 기대감 등을 고려하면 배당주로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산 센터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에서 완화로 돌아설 시점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로 본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내년 상반기쯤 저점 확인하고 추세 전환할 것”이라며 “현금 자산 확보가 필요하고, 지나치게 테마성 종목에 투자하기보다 밸류가 뒷받침되는 IT, 자동차 등 고환율 수혜 종목으로 하락시 분할매수하는 방안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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