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상장사 내부정보 처음으로 살핀다

입력 2022-09-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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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사단, 이르면 이번 주 홍콩서 기업 감사
8월 미·중 감사 합의에 따른 이행 조치
알리바바, 얌차이나 등 감사 대상 유력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에 알리바바 로고가 보인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에 알리바바 로고가 보인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 대기업들의 내부정보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정보 접근권을 두고 중국과 대립했던 미국은 8월 맺은 합의를 토대로 이번 주 기업 감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상장사회계감독위원회(PCAOB) 조사단이 이르면 이번 주 홍콩을 방문해 미국 내 상장한 중국 기업의 감사 업무 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알리바바 등 약 200곳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지난해부터 이들 기업 사이에 상장폐지 위험이 도사렸다.

중국 정부는 그간 미국에 상장된 자국 기업 정보에 관한 완전한 접근권을 미국 증권 당국에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자 미국은 2020년 말 외국기업책임법(HFCAA)을 통과하고 3년 연속 미국 회계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외국 기업에 상장폐지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

이후 지난해부터 미국과 중국은 회계감독 기준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고, 지난달 양국은 그 기준에 최종 합의했다. 블룸버그가 당시 합의를 중국 정부의 보기 드문 타협이라고 묘사할 만큼 이례적인 것이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미국의 자국 기업 감사 추진에 크게 반발해왔다.

PCAOB의 첫 감사 대상으로는 알리바바와 얌차이나 등 중국 초대형 상장사들이 유력하며, 이들은 이미 글로벌 회계법인을 고용하는 등 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의식한 듯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달 초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술수를 쓰는 중국 기업들과의 계약에 주의할 것을 자국 회계법인들에 경고하면서 긴장감도 커졌다.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5월 22일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5월 22일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양국 합의 2주 전에 페트로차이나를 비롯한 5개의 중국 국영기업이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알리바바가 홍콩에 이중상장을 결정한 것 역시 이러한 긴장감 속에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양국이 회계감사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문제는 있다. 합의 직후 양국은 합의 이행 방식에 관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PCAOB는 조사 기업 선정부터 감사 업무, 잠재적 위반에 대한 조치 등을 독립적인 재량권을 통해 진행하겠다고 표명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대한 모든 접근권은 중국인의 참여를 동반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칫 이번 감사가 양국 간 충돌을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개리 겐슬러 SEC 의장은 성명에서 “미국 시장 투자자는 주식 발행사가 국내에 있든 외국에 있든 상관없이 보호받아야 한다”며 “PCAOB가 중국 기업을 철저히 조사할 수 없다면 중국 기업 200곳의 증권 거래는 미국에서 금지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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