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3원 오른 달러당 1390.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9.4원 급등해 1393.0원에 출발한 뒤 오전 장중 1395.5원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종가를 기준으로 보면 2009년 3월 30일(종가 기준 1391.5원) 이후 최고치다.
우리 시간으로 이날 새벽 발표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달러가 급등한 여파다.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8.0%보다 높았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6.3%,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월(전년 동월 대비 5.9%, 전월 대비 0.3%)보다 상승 폭을 늘린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0%, 전월 대비 0.3%)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물가가 정점을 찍었을 것이란 기대감이 꺾였고, 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음 주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은 기정사실화됐으며, 일각에선 1.0%p 금리 인상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환율이 1400원 선을 돌파할 것으로 봤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미국 물가 충격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달러 강세를 유발할 것”이라며 “초단기적으로 9월 FOMC까지 1400원대를 터치할 가능성은 열어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연말 이후로도 매파적 성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시장 분위기로는 9월 FOMC에 따라 1430∼1450원 터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밝혔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도 “9월 FOMC까지 시장의 경계심리가 계속될 것”이라며 “이날 20원 넘게 급등했기 때문에 하락 되돌림이 있을 수도 있지만, 환율이 내려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