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아직 싸지 않아”, 통 큰 개미 애플ㆍ앤비디아 샀다

입력 2022-09-15 07:54 수정 2022-09-1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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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아직 충분히 싸지 않다

인플레이션 공포,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임박 등으로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서학 개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는 미국 증시가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애플·앤비디아 등 하락폭이 컸던 종목이나 지수 등락률의 3배를 좇는 레버리지 상품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충분히 싸지 않다고 지적한다.

15일 한국예탁결제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학개미들은 미국 주식 4억3635만 달러 어치 주식을 샀다. 판 금액은 3억8096만 달러로 5539만 달러 어치를 수매수했다.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애플로 533만6419 달러 어치를 샀다.

앤비디아(280만9638 달러), 퍼스트트러스트 나스닥 클린 엣지 스마트그리드 인프라스트럭쳐 인덱스펀드(GRID·223만3717 달러)), 옥시덴탈 페트롤리엄(185만1199 달러),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X 셰어즈 ETF(180만1433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13일)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공포 속에 뉴욕증시가 급추락한 날이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76.37포인트(3.94%) 떨어진 31,104.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7.72포인트(4.32%) 폭락한 3,932.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32.84포인트(5.16%) 폭락한 11,633.5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3대 지수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 11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하루 최대폭 하락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욱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 확실시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랭한 결과다.

그러나 시장 지표는 미국증시가 충분히 싸지 않다고 말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미국 증시가 싸졌다고 볼만한 하나의 이유는 직전 고점보다 주가수익비율(PER)이 30% 가까이 하락(최고 23배 ? 현재 16.7배)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다른 큰 근거를 찾기 어렵다. S&P 500의 장기평균 PER은 15.5배다. 주가수익률(PER의 역수)은 6.00%로 BBB급 회사채 금리(6.08%)보다도 낮아졌다. 이익 전망은 하방 위험이 우세하다. 이익 전망이 고평가됐다면, 실제 12개월 예상 PER은 보는 것보다 높을 수 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현재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 피크 아웃(peak-out)과 하반기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 Fed의 공언대로라면 내년 하반기의 기준금리 전망 상향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면서“시장의 기준금리 전망은 적정 PER을 가늠하는 척도인 실질금리에는 1개월, 회사채 금리에는 2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파급효과를 준다. 긴축이 더 나아가 경기와기업이익을 약화시킬 경우 적정 주가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3~5년 이상 시계를 두고 장기 투자를 모색하는 투자자에게 분할 매수를 권했다.

김 연구원은 “12개월 예상 PER과 5년 투자수익률은 뚜렷한 역의 관계를 갖는다. 12개월 예상 PER이16배라면 과거 패턴에 대입한 5년 투자수익률 기대치는 연환산 10% 수준이다”면서 “PER이 1배 낮아지면 기대수익률은 1.6%씩 상승한다. 단기적인 시세와 경기 변동을 견딜 수 있는 투자자는 지금부터 분할매수에 나설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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