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환경경영에 7조 이상 투자…RE100 가입

입력 2022-09-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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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중립" 신환경경영전략 발표, 패러다임 전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소비…혁신기술 기반 4대 감축 전략
DX부문 우선 목표 달성…"정부ㆍ시민사회 공동노력 필요"

▲삼성전자 직원이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에서 손을 적시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직원이 화성 사업장 ‘그린센터(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시킨 물로 조성한 연못에서 손을 적시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초저전력 반도체∙제품 개발 등 혁신기술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삼성전자는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환경경영 과제에 7조 원 이상(재생에너지 비용 제외)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신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신환경경영전략은 1992년 '삼성 환경선언' 이후 30년 만에 나온 것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2005년 환경 중시를 5대 경영 원칙 중 하나로 지정하고 2009년에는 녹색경영비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친환경 제품 확대 등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왔다.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전자 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25.8TWh(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사용했다. 이는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사용량 14.6TWh의 1.76배에 달하는 것으로 글로벌 IT 기업인 구글(18.2TWh), TSMC(8.1TWh), 인텔(9.6TWh), 메타(9.4TWh), 애플(2.9TWh)보다 많다.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지난 1월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래를 위한 동행’을 주제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순환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혁신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2050년 탄소중립 실행 계획은 △직접 배출 감축 투자 확대 및 RE100 이니셔티브 가입 △초절전 제품∙자원재활용 △수자원 재활용 최대화 △탄소포집∙활용 기술 반도체 사업장 적용 등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삼성전자는 2050년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직접배출원'(Scope 1)과 외부 전기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원'(Scope 2)을 제로화할 계획이다. 2030년 DX(디바이스경험)부문부터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DS(반도체)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최대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탄소 직접배출(Scope1)을 줄이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전력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Scope2)을 줄이기 위해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했다. 이로써 SKㆍ현대차ㆍLG와 함께 국내 4대 그룹이 모두 RE100 회원사가 됐다.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초저전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고 원료부터 폐기까지 제품 전 생애에 걸쳐 자원순환을 극대화해 지구 환경을 살리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모든 업무용 차량(1500여 대)도 100% 무공해차(전기∙수소차)로 전환한다.

삼성전자는 원료부터 폐기∙재활용까지 전자제품의 모든 주기에 걸쳐 자원순환성을 높이는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재활용 소재로 전자제품을 만들고 다 쓴 제품을 수거해 자원을 추출한 뒤 다시 이를 제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자원 순환 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또 사업장의 자원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순환 활용 극대화에 나선다. 특히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로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은 2030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탄소 포집∙활용기술, 글로벌 환경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저감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한다.

다만 삼성전자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정부와 산업계, 시민사회의 공동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계속 증설하고 있어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핵심 반도체 사업장이 자리 잡은 한국은 재생에너지 공급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고 재생에너지 가격도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비싸 목표 달성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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