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1.76배 쓰는 삼성전자…해결책은?

입력 2022-09-15 17:54 수정 2022-09-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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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50년 탄소중립 위한 ‘신환경경영전략’ 발표

삼성전자 전력사용량 1위…약 700만 가구 규모
가격ㆍ인프라 등 국내 재생에너지 여건 어려워
탄소중립 목표 달성 위해 협력ㆍ기술 개발 확대
초전력 반도체ㆍ가스 처리 신기술 개발 가속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1926만7835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배출한 온실가스의 양이다. 반도체 공정의 장비가 커지고 복잡해져 에너지 소비가 늘어 나면서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전력사용량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의 1.76배에 달하는 전력을 사용한다. 이는 약 70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삼성전자가 15일 발표한 7조 원 규모의 ‘신환경경영전략’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 전략이다. 특히 이번 전략에는 탄소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력 수요가 큰 만큼 재생에너지 수급이 쉽지 않고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도 불리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초전력 반도체 △공정가스 처리 신기술 개발 △정부ㆍ동종업계와의 협력 등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핵심 반도체 생산기지가 밀집한 국내 사업장은 삼성전자 글로벌 에너지 사용량의 57%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연내 평택캠퍼스 P3(3공장) 가동을 시작하고 2023년 말 평택 P4(4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5공장과 6공장까지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4대 그룹 중 가장 늦게 RE100에 가입하게 됐다. 다른 기업들과 달리 반도체 공장 등에서 상당히 많은 전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늦게 RE100 가입을 선언한 것은 반도체, 가전 등에 사용하는 전력이 워낙 많고, 추가 공장도 계획돼있다 보니 검토할 사안이 그만큼 많아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탄소포집ㆍ활용 기술로 ‘RE100’ 이행 가속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내부에 조성된 연못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탄소 직접배출 감축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다. 단순히 에너지 구매자로서의 기업 역할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직접 배출하는 탄소는 주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가스와 LNG 등 연료 사용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공정 가스 처리효율을 대폭 개선할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라인에 확충한다. 또 LNG 보일러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폐열 활용 확대와 전기열원 도입 등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우선 5년 내 모든 해외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남아와 베트남은 2022년, 중남미 2025년, 동남아ㆍCIS(독립 국가 연합)ㆍ아프리카는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완료한다. 이미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한 미국, 중국,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체결하는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을 확대한다.

특히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저장하고 이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탄소포집ㆍ활용 기술’을 오는 2030년 이후 반도체 사업장에 적용하고 전사와 협력사에까지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또 미세먼지 저감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 2030년부터 지역사회에 이를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탄소포집ㆍ활용 기술을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작년 9월 종합기술원 내에 탄소포집연구소를 업계 최초로 설립했다. 미세먼지연구소도 지난 2019년 1월에 만들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탄소포집ㆍ활용 기술 등은 RE100 이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공장 부지안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등의 자가발전을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50 탄소중립’ 위해 초전력 제품ㆍ자원 재활용 추진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Everyday Sustainability’ 전시를 통해 친환경 노력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Everyday Sustainability’ 전시를 통해 친환경 노력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초절전 제품ㆍ자원 재활용’도 추진한다. 반도체는 초저전력 기술을 확보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종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한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고효율 부품(압축기, 열교환기, 반도체)을 적용하고 인공지능(AI) 절약모드 도입 등 제품의 작동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방식의 에너지 절감 기술을 개발한다.

아울러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 적용을 대폭 확대한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 레진 적용을 추진한다.

▲갤럭시 Z 플립4 폐어망 재활용 소재 적용된 사이드키 브라켓.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4 폐어망 재활용 소재 적용된 사이드키 브라켓. (사진제공=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4에 적용된 폐어망 등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의 적용 제품도 확대하며, 2030년까지 삼성전자가 수거한 모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체제도 구축한다.

삼성전자는 또 사업장의 자원 순환성 강화를 위해 ‘수자원 재활용 최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가속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로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이 2030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에서는 배출하는 대기와 수질의 오염물질을 최소화한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 및 수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신기술을 적용해 2040년부터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자연상태’로 처리해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여건상 당장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은 어려워 보이지만 정부, 업계 등과 협력을 통해 실현 가능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목표에 도달하게 되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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