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억으로 복원한 백남준의 ‘다다익선’…백남준 축제 시작

입력 2022-09-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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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작가는 1003대의 모니터로 ‘다다익선’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계속 진화하고 있는 미디어아트의 발전 과정에서 이 작품의 현대미술사적으로 역사적 의미가 너무나 크다.

▲15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 재가동 기념 언론공개회가 열렸다. 공개회 후 진행된 '다다익선 : 즐거운 협연' 기념식 행사 모습.  (송석주 기자 ssp@)
▲15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 재가동 기념 언론공개회가 열렸다. 공개회 후 진행된 '다다익선 : 즐거운 협연' 기념식 행사 모습. (송석주 기자 ssp@)

15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 재가동 기념 언론공개회에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백 작가 탄생 90주년을 맞아 이렇게 그의 대표작을 재가동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난 백 작가는 미디어아트의 신세계를 개척한 전위적인 행위 예술가로 유명하다. ‘다다익선’은 백 작가가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과천관의 건축 특성에 맞게 제작된 작품이다. 총 1003대의 브라운관(CRT) 모니터가 활용됐는데, 백 작가 작품 중 최대 규모다.

이 작품은 2003년 모니터를 전면 교체하는 등 약 30년 동안 수리를 반복해오다 2018년 2월 전면적인 보존‧복원을 위해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미술관은 국내외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다다익선 보존‧복원 3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사업 진행에 들어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권인철 학예연구사는 "'다다익선'이 30년 이상된 작품이기 때문에 관련 기자재의 생산이 중단되고 중고 제품도 소진된 상태라 복원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더 이상 사용이 어려운 상단 6인치 및 10인치 브라운관 모니터 266대는 기술 검토를 거쳐 새로운 평면 디스플레이로 제작 및 교체했다. 이번 보존‧복원에는 37억 원의 예산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다익선'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가동시간을 주 4일, 일 2시간으로 잠정 결정했다. 작품 상태를 최우선으로 해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앞으로도 수시 점검과 보존 처리, 대체 디스플레이 적용성 검토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술관은 '다다익선' 재가동을 기념하기 위해 작품의 설치 배경부터 완공, 현재까지 운영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아카이브 200여 점과 구술 인터뷰로 구성된 기획전 '다다익선 : 즐거운 협연'을 15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이날 전시 설명에 나선 이지희 학예연구사는 “백 작가의 활동과 구술 기록, 연주 등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작가와 작품이 새롭게 해석되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다익선’의 완공 이후 현재까지 34년 동안 작품을 운영해 오면서 발생했던 화재, 모니터 고장 등 운영상의 문제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 보여주는 기록과 연구 성과, 또 최근의 대대적인 보존 및 복원 과정을 한 편의 기록 영상으로 제작해 다소 낯선 미디어아트의 보존 처리 과정을 관람객들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보존‧복원 내용을 정리해 2023년 상반기에 백서로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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