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이콤이 중국 광둥성에 설립한 LCD용 부품 제조 및 판매 법인 의래특광전(동관)유한공사(E-LITECOM(DONGGUAN)CO.,LTD.)에 자금 수혈을 진행한다. 손실 누적에 따른 완전자본잠식으로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것인데, 실적 부진이 수년째 지속하고 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라이콤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동관 유한공사에 대한 현금출자 계획을 결정했다. 유상증자를 통한 지원 방식이며 출자금은 250억5060만 원으로 11월 1일 취득 예정이다.
이 생산 법인은 이라이콤이 생산 법인 다각화 측면에서 2010년 3월 최초 33억여 원을 투자해 설립한 곳으로, 설립 이래 추가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이번 지원이 “종속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에 있다고 밝혔다.
이라이콤은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용 도광판 방식의 백라이트(Back Light Unit, BLU)를 주력 제품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중견기업이다. BLU부터 LCD 모듈까지 통합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동관 외에도 중국 무석, 베트남에 진출해 사업장 간 공급망 관리를 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BLU 부문이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했다.
이라이콤은 중국 내 생산 법인 설립의 이익이 초기 수년간 이어졌으나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 가속에 따른 구조적인 공급과잉과 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에 최근 수년간은 적자가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동관 유한공사의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해당 법인은 설립 초기 매출 131억 원, 6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했으나 이듬해부터 흑자전환해 2018년에는 2866억 원에 이를 정도로 급격하게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수익성이 우량하다고 평가할 만한 정도로 실속있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나마 2012년 기록한 31억여 원의 순이익이 가장 큰 규모였으며 2017년 14억 원을 시작으로 적자가 지속했다.
동관 유한공사는 2017~2021년 5년 중 2018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 순손실이 발생했는데 적자 규모가 작지 않아 이 기간 누적 순손실이 150억 원에 이른다. 아울러 이 기간 매출 규모는 2483억 원에서 1343억 원의 거의 반 토막이 났고, 결손금이 쌓여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게 됐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더 안 좋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66억 원으로 작년 매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또 순손실은 71억 원으로 작년 연간 순손실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기준 해당 법인의 자본총계는 -100억 원으로 악화했다.
한편 이라이콤은 동관 유한공사의 실적 악화와 재무 훼손으로 최초 출자금이 회수 불가능 상태에 이르자 2019년 29억 원, 지난해 5억 원 등 모두 손상차손으로 인식해 털어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에 문의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와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