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황에도 조선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2-09-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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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복구 지연 타격 불가피, 인력난 해결책 없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LNG선. (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LNG선. (사진제공=한국조선해양)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초호황기로 한국 조선업계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태풍 '힌남노' 피해로 인한 포항제철소 복구 지연과 인력난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LNG운반선은 올해 친환경 에너지 수요 증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100척 넘게 발주되면서 선주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 수는 총 115척(961만9480CGT)이다. 클락슨리서치 집계에 지난 6일 공시된 삼성중공업 4척, 대우조선해양 7척의 수주 실적까지 포함되면 한국의 점유율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클락슨리서치 통계에 수주 실적이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1∼2주가 소요된다. 모든 선종을 통틀어 가장 비싼 LNG선은 최근 선가도 최고치로 치솟고 있어 한국 조선업계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기준 17만4000㎥급 이상 LNG 운반선의 가격은 2억4000만 달러(약 3320억 원)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이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가격인 1억2000만 달러의 2배에 육박한다.

LNG 운반선의 인기는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의 완전 복구가 지연되면서 조선사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지금도 포항제철소 복구가 지속되고 있지만 더 길어지면 후판 수요가 많은 조선 업계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제철소 복구가 오래 걸릴 경우 얘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서둘러 피해복구 지원 전담반과 민관 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을 가동하고 갈수록 커지는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14일 포항제철소 피해에 대해 “포항 철강산업 피해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조선, 자동차, 기계, 건설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력난도 조선사들을 옥죄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2014년 말 20만3441명에 이르던 국내 조선업계 전체 종사자 수는 지난해 말 9만2687명으로 감소했다. 한동안 이어지던 극심한 수주 불황으로 신규 채용 규모가 줄어들었고, 정년퇴직으로 인한 자연감소와 이직자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현장 기능직뿐 아니라 기술·연구·관리직의 이탈도 심화됐다.

조선 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지속할 경우 조선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인력 수급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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