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스팩 상장②] 올해 스팩합병 상장 기업 2곳 중 1곳 주가 약세...“가장 큰 원인은 하락장”

입력 2022-09-1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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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팩 합병으로 상장한 기업들 2곳 중 1곳의 주가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스팩 상장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코스닥 기업은 10곳이다. 이 중 6개사는 16일 종가 기준 상장일 마감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 중이다. 합병 상장 전 스팩 공모가(2000원)보다도 낮은 주가를 기록 중인 기업도 4곳에 달했다.

주가 낙폭이 가장 큰 기업은 6월 하나금융17호스팩과 합병 상장한 모비데이즈다. 이 종목은 상장 당일 종가(2320원) 대비 52%가량 낮은 1110원을 기록했다. 앞서 5월에 엔에이치스팩18호와 합병해 상장한 하이딥이 상장 당일 종가 대비 13%가량 내려 1305원 수준이다. 4월 유안타제5호스팩과 합병해 상장한 웨이버스도 1440원을 기록해 상장 당일 종가(2910원) 대비 51%가량 내렸다.

상장 당일 종가 대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기업은 하인크코리아다. 이 종목은 상장 당일에 3080원을 기록했지만, 16일 종가 기준 주가가 2배가량 추가로 상승해 7020원을 기록 중이다. 7월 엔에이치스팩21호와 합병 상장한 코닉오토메이션은 6730원을 기록해 150%가량 올랐다.

주가가 오른 기업 중 상장일 전까지는 급등세를 보이다가 상장 직후 하락세로 전환한 곳도 있었다. 파이버프로는 합병 상장 직전 7거래일간 15.3% 급등했지만, 상장일부터 2거래일간 18.6%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스팩합병 상장사가 급격한 가격 변동을 보이거나 약세 흐름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로 계속되는 증시 하락장을 꼽았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인상되고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계속 줄어드는 시점이라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합병 상장 이후 빠르게 차익실현을 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우 경제평론가 역시 “주식시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일반 상장사와 마찬가지로 스팩 합병 상장 업종도 상장 이후 주가가 내려가는 추세를 보인다”며 “상장 이후에는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니 상장 직전과 비교했을 때 주가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스팩합병 상장한 기업의 규모나 영향력이 작아 주가가 약세를 보인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스팩 상장은 재무적으로 우량한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상장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택하는 상장이다. 스팩 상장을 하면 기관 수요예측 등의 절차가 생략된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팩합병 상장 업종의 주가가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인다면 예측 수준보다 성장성이 낮은 기업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병비율이 높을수록 피합병 기업이 향후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지만, 합병에 따른 미래 수익 전망이 과대평가 돼 있는 경우도 있다”며 “일반 주주는 공시 자료 외에는 이와 관련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나 연구원은 스팩 합병 상장 기업에 투자할 때 기업이 속한 전방산업의 성장성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임에도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는 전방산업이 어디인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며 “현재 증권가에서는 태양광, 조선, 2차 전지 시장 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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