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한반도 향하던 태풍이 일본으로 휘는 이유

입력 2022-09-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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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태풍인 ‘힌남노(HINNAMNOR)’는 우리나라 남해 지역을 관통했지만, ‘난마돌(NANMADOL)’은 일본을 관통했다. 어떤 원리로 태풍의 이동 경로가 만들어지는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태풍은 우리나라를 향해 이동하다 남해 부근에서 대부분 일본 쪽으로 방향을 트는 이유는 뭘까.

▲기상청 공식 블로그
▲기상청 공식 블로그

태풍, 위도별 태양열 에너지 차이에서 시작

기상청과 교육부 자료 등에 따르면 태풍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가 위도별로 달라 그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도별로 받는 태양 에너지가 다른 이유는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각 위치별로 태양과의 거리가 달라서다. 태양과 거리가 가장 가까운 적도 부근에서 태양열 에너지가 가장 많고 반대로 북극이나 남극으로 갈수록 태양으로부터 전달받는 에너지가 적어진다.

열과 같은 에너지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해 평형을 맞추려는 성질이 있는데 이를 열평형이라고 한다. 적도의 높은 열에너지는 바다의 수증기를 만들어 구름을 형성하고, 만들어진 구름이 이동하며 강력한 비바람이 형성된다.

대부분의 태풍은 태양열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는 위도 0~25도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 년 중 가장 더운 여름에서 초가을까지 적도의 기온과 해수 온도가 높아 태풍이 자주 발생한다.

▲시기별로 태풍의 이동 경로가 달라진다. 6월에서 10월로 갈 수록 일본으로 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약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시기별로 태풍의 이동 경로가 달라진다. 6월에서 10월로 갈 수록 일본으로 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약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초기 지역의 바람은 무역풍

지구는 지역별로 받는 열에너지와 자전의 영향으로 위도별로 3가지 다른 바람이 생긴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속한 북반구 기준으로 적도에서 위도 30도까지 ‘무역풍’(남서쪽으로 부는 바람), 30도에서 60도까지 ‘편서풍’(북동쪽으로 부는 바람), 60도에서 북극까지 ‘극동풍’(남서쪽으로 부는 바람)으로 나눌 수 있다. 태풍이 대부분 기온이 높은 적도 부근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탄생 초기엔 무역풍의 영향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이는 기상청이 태풍 위치를 추적한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쪽으로 이동하던 태풍은 지구 자전 때문에 생기는 ‘전향력’이란 힘으로 북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자전할 때 위도에 따라 회전 속도가 달라지는데, 적도에서 가장 빠르고 고위도로 갈수록 느려진다. 이로 인해 바람이 처음 위도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진행 방향에서 오른쪽(북반구 기준)으로 이동하려는 전향력을 갖게 된다. 무역풍에 의해 서쪽으로 이동하던 태풍이 북쪽으로 움직이는 이유다.

▲올 여름 발생한 태풍 ‘힌남노’(왼쪽 그림)와 ‘난마돌’의 이동 경로 차이. 나중에 생긴 난마돌이 더 일본 쪽을 향해 있다.(기상청)
▲올 여름 발생한 태풍 ‘힌남노’(왼쪽 그림)와 ‘난마돌’의 이동 경로 차이. 나중에 생긴 난마돌이 더 일본 쪽을 향해 있다.(기상청)

성장 이후엔 편서풍의 영향

태풍은 생성 이후 점점 규모를 키우며 편서풍과 전향력의 영향으로 위도 30도 이상으로 올라오게 된다. 위도 30~60도 사이에선 편서풍이 부는데 북상하던 대부분의 태풍은 편서풍의 영향으로 북동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우리나라를 향하던 태풍이 대부분 남해와 제주도 인근에서 방향을 틀어 일본으로 향하는 것도 이런 원리다.

일본 남동쪽 해상에 형성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도 태풍의 경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범위가 태풍이 오는 것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높은 위도까지 확장하는 7월과 8월 초순 태풍은 중국 연안을 거쳐 우리나라 위쪽으로 진행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8월 중순 이후부터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약화로 남해 내륙을 관통하거나 일본 쪽을 지나가게 된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보다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더 일본 쪽으로 이동한 것도 9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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