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정상회담, 전기차 해법·통화스와프 성과내야

입력 2022-09-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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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국왕 장례식 참석 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이동한다. 20일 유엔총회에서의 기조연설 이후 22~23일 캐나다 방문 이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갖는다.

의례적인 정상회담일 수 없다. 양국 관계에 걸린 현안,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첫째는 최대 통상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한국 전기차 차별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IRA는 북미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배터리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핵심원료인 광물을 조달해야 한다. 미국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산 전기차가 집중적인 타격을 받는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기차 생산에 나서기로 했음에도 심한 불이익을 받게 됐다.

양국이 후속대책 논의에 나서기로 했지만 해법을 찾기는 여전히 어렵다. 미 의회의 법 개정 없이는 문제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현대차·기아의 100억 달러 이상 투자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이든 대통령의 신뢰가 무너졌다. 한미FTA의 무역질서도 크게 훼손한다. 정상회담에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양국 간 심각한 통상 마찰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달러의 슈퍼 강세 또한 한국 경제 불안을 증폭시킨다.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거듭하고 있는 대폭의 금리인상이 경제 전반에 심대한 충격을 가져오고 있다. 수출이 둔화하고 무역수지, 물가, 경기 등도 크게 나빠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까지 올랐다. 과거 금융위기 때 수준의 환율이다. 외환시장 불안, 외국인자본 유출, 환율 급등과 물가 상승, 경기 후퇴의 악순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에는 달러와 원화를 맞바꿀 수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가 가장 효과적인 방파제다. 5월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외환시장의 긴밀한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수사(修辭)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적극적인 통화스와프 요구와 함께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않으면 안 된다.

한미 양국은 이제 안보와 경제를 넘어 가치동맹의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 신냉전(新冷戰) 구도에서 불가피한 선택이고,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힘을 쏟는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네트워크)나,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을 위한 우방국과의 연대인 ‘칩4 동맹’에 우리가 적극 참여하려는 움직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동맹의 가치를 존중하고, 한미 양국의 상호이익을 증대시키는 방향의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모든 협상력을 동원해 합리적인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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