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도 떨게 한 공사비 상승…3.3㎡당 1000만 원 목전

입력 2022-09-20 16:25 수정 2022-09-2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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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조합, 원자잿값 인상분 3617억 원 청구받아
신축 아파트 건축비 평당 '1000만 원' 시간문제 전망
“정비사업 초기 단계 사업장, 공사비 부담에 진행 못 할 수도”

건축 원자잿값 급등으로 재건축 사업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만 해도 1조 원 넘는 추가 공사비용을 청구받았다. 이 중 약 3617억 원은 최근 급증한 공사 원자재 가격 상승분으로 책정됐다. 공사 중단에 따른 금융비용과 손실 보전 비용과 맞먹는 수준이다. 둔촌주공뿐 아니라 다른 사업장에서도 공사비가 치솟아 사업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둔촌주공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지난 8일 조합에 추가 공사비용 1조1385억 원을 통보했다. 이 비용은 공사 중단이 시작된 지난 4월 15일 이후 발생한 손실 비용 청구 성격으로 중단 이후 재착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분과 분양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손실 금액 등이 포함됐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분은 총 3617억 원으로 금융비용(3643억 원)에 이어 추가 공사비용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지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실제 착공 전 원자잿값 상승 누락분도 약 309억 원 규모로 책정됐다.

공사비가 오르면서 당장 둔촌주공 조합원 1인당 추가 부담해야 할 공사비는 단순 계산으로도 1억8000만 원에 달한다. 둔촌주공 공사비 인상과 관련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잿값이 많이 올라 공사비를 증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인건비부터 치솟았고, 물가도 많이 올라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 앞으로 서울 내 정비사업장의 경우 평당(3.3㎡) 1000만 원 이상 건설비를 기본값으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공사장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공사장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이렇듯 최근 건축 원자잿값 급등 여파로 정비사업장 신축 아파트 공사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은 서울 동대문구 용두 1-6구역 재개발 사업 평당(3.3㎡당) 공사비는 922만 원으로 책정됐다. 직전 최고가는 서초구 서초동 아남 재건축 사업으로 지난 6월 시공사 선정 당시 평당 875만 원이었다.

사업비 부담으로 조합 내부에서 재건축을 멈추는 사례도 나왔다. 용산구 한 아파트는 지난달 27일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위한 총회를 열었지만, 최종 부결됐다. 이 단지는 사업성이 부족한 데다 공사비가 많이 올라 가구당 평균 분담금이 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대문구 이문4구역은 공사비가 많이 오르자 조합원 분양가를 대폭 올렸다. 이 때문에 최근 공개한 조합원 분양가는 전용면적 84㎡형 기준 최고 10억1466만 원으로 책정됐다. 강북지역에서 조합원 분양가가 10억 원을 넘긴 건 이례적이다.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주택 착공 건수도 대폭 줄었다. 국토교통부 집계 기준 7월 누적 주택 착공 실적은 전국 22만308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3% 감소했다. 이 기간 수도권은 11만6681가구로 23.3% 줄었고, 지방은 10만6401가구로 33.0% 감소했다.

공사비 급등 문제가 장기간 이어지면 정비사업 초기 단계 사업장은 아예 사업이 엎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사비는 곧 사업 성패와 직결된다”며 “원자잿값 급등으로 공사비가 늘어나는 상황이 계속되면 사업이 지연될수록 사업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사업 초기 단계 사업장 중 일부는 내부 반대 등으로 사업 진행이 멈춰서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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