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일본, 엔저‧국경 개방에 세계 최고 여행지 명성 지킬까

입력 2022-09-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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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입국 제한 완화, 백신 3회 접종 시 PCR 안해도 돼
엔화 가치 달러당 145엔까지 근접, 외국인 관광객 구매력 높일 것
2021년 WEF 세계 여행지 1위 “깨끗하고 안전”...‘랜덤 트립’도 인기

▲2021년 6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도쿄/AP뉴시스
▲2021년 6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이 세계 최고의 여행지로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2020년 초부터 본격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일본은 이달 초까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외국인 입국 인원에 제한을 두기도 했는데요. 장기화된 팬데믹에 최근 입국 제한 조치가 완화되고 달러 강세에 달러‧엔 환율까지 치솟으면서 여행객들의 관심이 다시 일본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외국인 입국 제한 완화한 일본...하루 입국 인원 2만 → 5만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지난달 23일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모여 있다. 도쿄/AP뉴시스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지난달 23일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모여 있다. 도쿄/AP뉴시스

최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9월 초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완화했습니다. 지난 7일 일본 정부는 하루 입국 허용 인원을 2만 명에서 5만 명으로 늘리고 패키지여행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이드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완화했습니다.

다만 아직 개별여행은 불가능하며, 입국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증명서를 제출하지 않기 위해선 일본 정부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을 최소 3회 접종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일본 정부의 결정에는 일본 국민의 불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G7은 물론 세계 많은 국가들이 위드코로나로 정책을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G7 중에서 유일하게 입국 제한을 두는 등 엄격한 국경 제한을 유지했습니다.

이에 국내 관광 산업 타격이 점점 커지면서 국민의 불만이 커진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 한 해 동안 일본을 찾은 관광객은 3190만 명으로 월평균 200만 명이 넘습니다. 반면 올해 7월 한 달간 방일 관광객 수는 14만4500명에 그쳤습니다.

심각성을 느낀 일본 정부도 앞으로 계속 제한 조치를 완화해나간다는 입장입니다. SMBC닛코증권 이코노미스트들은 입국 제한이 완전히 없어지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일본 내에서의 지출이 1년 안에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인 약 2조5000억 엔(약 24조251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의 부재가 일본 관광 산업 회복을 늦출 가능성이 큽니다. 팬데믹 전 외국인 여행자 중 가장 많았던 것이 중국인 만큼 엄격한 입출국 제한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의 부재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24년 만의 엔저, 관광객 지갑 열까...엔화 매수 늘어 엔저 완화될 수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총재가 30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총재가 30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도쿄/EPA연합뉴스

엔화 약세인 지금이야말로 일본에 갈 절호의 기회입니다. 엔화 약세는 달러나 유로화 같은 다른 국가의 통화 가치를 상대적으로 높임으로써 일본을 찾는 외국인 여행자들의 구매력을 높이기 때문인데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 잡기에 나선 미국, 유럽과 달리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온 결과, 이들과 일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엔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7일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4엔 선을 돌파하는 등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4일엔 달러‧엔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45엔 선에 근접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 여행에 지출하는 비용도 엔저 영향을 받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SMBC닛코증권은 지금의 달러‧엔 환율을 고려할 때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 여행에 지출하는 비용은 약 19만 엔 정도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엔화 가치가 달러당 109엔이었던 때의 약 16만 엔에서 20% 정도 늘어난 수준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14일 엔저의 이점을 언급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농산물 수출과 방일 관광 산업을 강화하는 등 엔화 약세의 이점을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엔저로 일본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엔저를 이유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 엔화 매수가 증가합니다. 엔저 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죠. 윈-윈 효과인 것입니다.

국경문 잠겼는데도 세계 여행지 1위 한 일본...깨끗하고 안전해

▲2021 세계경제포럼(WEF) 여행·관광개발 지수 순위. 1위 일본. 출처 세계경제포럼(WEF)
▲2021 세계경제포럼(WEF) 여행·관광개발 지수 순위. 1위 일본. 출처 세계경제포럼(WEF)

일본은 외국인 입국이 통제되는 상황에서도 2021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여행·관광개발지수에서 최고 여행지 순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정부 통제로 방문도 쉽지 않은 일본이지만 안전 및 보안, 비즈니스 환경, 운송 인프라, 환경의 지속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일본이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것입니다.

WEF는 일본의 관광 매력 포인트로 ‘랜덤 트립’을 꼽았습니다. 랜덤 트립은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여행 트렌드로 일본 여행사들도 관광 산업 회복을 위해 랜덤 트립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답니다.

대표적인 랜덤 트립은 철도 무작위 여행입니다. 재팬타임스에 따르면 서일본 여행객들은 서일본철도가 제공하는 무작위 여행 티켓을 구매해 서일본 내 7개 역 중 무작위로 목적지를 선택해 여행할 수 있습니다.

‘사이코로깁푸(Saikoro Kippu)’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티켓 가격은 35.61달러(약 5만 원)로 목적지에 따라 45~83% 할인율이 적용됩니다.

동일본에서도 ‘도코카니변(Dokokani Byun)’이란 이름의 이와 유사한 패키지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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