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세계 위험에 처했고, 마비 돼”
윤석열 대통령 “핵무기 등으로 평화 위협 받고 있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차례로 연설하는 일반토의에서 연설자 대부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전쟁 중단을 위한 외교적 해법 모색을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국주의로의 회귀”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가 2월 24일 침략, 강제 합병을 통해 집단 안보를 무너뜨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는 유엔 헌장과 모든 국가의 주권 평등 원칙을 고의로 위반해 세계의 원칙을 훼손하고 평화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국가들을 향해 “그들은 역사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침묵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제국주의에 공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여러 차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하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함께 할 때만 평화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스로를 전쟁 중재자로 묘사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도 “전쟁은 승리할 수 없다”며 “분쟁 해결에 있어 중요한 것은 외교”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유엔과 함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합의를 이끌어낸 점을 강조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외교를 통해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PBS뉴스아워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모두 반환할 것”이라며 중재 협상이 이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가 위험에 처했고, 마비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위기와 에너지 위기를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핵 무력 과시와 원전 안전에 대한 위협이 글로벌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며 러시아를 간접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연설에서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국가 공동체의 연대와 약속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나라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러시아와 중국 등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브라질, 세네갈 등 제3세계 국가 정상들은 서방에 비해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유엔총회가 우크라이나 전쟁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에 대해 대량 이주, 식량과 기후 위기 논의를 축소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