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연인 스토킹 살해' 김병찬 징역 40년…2심서 형량 5년 늘어

입력 2022-09-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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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진심으로 뉘우치는지 의심...원심 판결 가벼워”

김병찬, 1심 35년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형량 5년 늘어
피해자 유족, 선고 직후 사형·무기징역 요구하며 오열

▲김병찬이 지난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찬이 지난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병찬이 2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받은 징역 35년보다 형량이 5년 더 늘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7부(이규홍 부장판사)는 2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의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40년을 선고했다.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유지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결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계속 괴롭혔다. 범행을 위해 ‘칼 손잡이 미끄러움’ 등을 검색했고 식칼과 모자를 구매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또 범행 전에는 지속적으로 피해자에게 살해 암시 위협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를 살해한 방법이 굉장히 계획적이고 잔혹하다.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은 헤아릴 수 없다. 또 피고인은 반성문에서 ‘모든 게 내 잘못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하는 등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피해자 가족과 지인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가해자의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피고인이 유가족 등을 보복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판결이 가벼워 보인다”며 형량을 더 늘린 이유를 설명했다.

김병찬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에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A씨는 스마트워치로 긴급구조 요청을 보냈지만, 경찰은 12분 뒤에 도착했다. 그 사이 얼굴 등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김병찬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등 디지털포렌식 결과 범행 방법과 도구 등을 검색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2심 선고가 끝난 이후 A씨의 어머니는 기자들 앞에서 대한민국 모든 딸을 위해서라도 김병찬을 사형해야 한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스토킹 범죄로 사람을 죽인 범죄자는 무조건 사형해야 한다. 내 딸의 원혼이라도 풀어주고 싶다. 사형제도가 부활해야 스토킹 범죄가 안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름답고 화목했던 우리 가족에게 웃음이 사라졌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피가 끓고, 가슴이 아리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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