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주 주택공간위원장 "최대 50층 지어야 사업성"
중랑구청 “기존 안대로 사업 조속히 추진돼야”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중랑구 신내동으로 본사를 이전하기로 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고밀도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원안인 21층 규모의 사옥으로 빠르게 사업이 추진되길 원하는 중랑구청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또 개발 방식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며 사실상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2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3일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회의에서 김헌동 SH공사 사장, 류경기 중랑구청장, 민병주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위원장(국민의힘·중랑4) 등이 참석해 SH공사 본사 이전에 고밀도 개발과 관련한 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0년 서울시·중랑구·SH공사는 SH공사를 신내동 부지에 이전하는 방안과 관련해 2025년까지 이전을 완료하는 3자 간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신내동 부지를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도시계획변경도 결정했다. 지난해 7월에는 지방공기업평가원의 타당성 검토도 완료됐다. 중랑구에서는 ‘서울주택도시공사 이전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위한 근거도 마련해뒀다.
이번 회의에서 SH공사는 신사옥과 관련해 고밀도 개발에 대한 용역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고밀도 개발 관련 용역을 생각하고 있다. 개발 방식이 여러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저밀도 개발보다 고밀도로 복합 개발해 랜드마크를 짓는 것이 훨씬 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병주 위원장은 "신사옥은 최소 40층 이상, 최대 50층은 지어야 사업성도 나오고 다른 업무시설도 들어올 수 있다"며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며 중랑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랑구청 측은 개발 방식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하기보다 이전 협약이 신속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랑구청 고위 관계자는 "고밀도 개발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전 부지가 아파트 한가운데 있어 고밀개발해 상업단지로 만드는 것은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도 두 번이나 약속한 상황에서 당초 안대로 빨리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SH공사가 본사 이전은 확정짓되, 강남 사옥에 일부 기능을 남기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SH공사 노조는 직원들의 교통, 교육 문제 등을 들며 사옥 이전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중랑구청 관계자는 "신내동으로 오는 것은 확실한데, 일부 기능을 남기는 방안도 포함해서 계획을 논의해보자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