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교통방송)를 서울시 출자·출연기관 제외해 사실상 재정적 지원을 폐지하는 조례안을 논의하는 공청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며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TBS가 정치적 편향성을 근거로 공영방송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입장과 언론 자유와 헌법상 보장된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계속해 부딪혔다.
26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과 관련해 찬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종환 서울시의회 문체위 위원장을 비롯해 최원석 서울시 홍보기획관,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실장 등 11명이 참석했다.
앞서 시의회는 지난 7월 TBS가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에서 제외해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 발의한 바 있다. 이달 20일에는 TBS 관련 조례안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에 시의회 앞에서는 언론노조 등이 TBS 예산삭감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이어 열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이종배 시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TBS는 우리나라 방송국 중에 논란의 중심에 수년째 서고 있다”며 “시민들은 왜 세금으로 이런 불공정하고 편향적인 방송을 들어야 하냐고 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김기덕 시의원(더불어민주당·마포4)은 “TBS 소속 직원을 희망하는 경우 다른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에 우선 채용하도록 한 부칙 2조는 평등 채용 원칙과 충돌한다”며 “부칙 3조는 지방출자출연법상 근거가 없는 행위를 조례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해 시에서도 염려하고 있는 것처럼 법률 유보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조례안을 두고 공청회에 참석한 진술인들의 입장도 엇갈렸다. 강병호 배재대 교수는 “TBS 폐지 조례안의 본질은 시청자인 서울 시민의 다양한 요구를 외면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공청회를 통해서 TBS의 정체성을 다시 원점에서 돌아보면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현재 조례안 폐지가 아니라 TBS가 어떤 책무를 해야 했는데, 그런 책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와야 맞다고 본다”며 “서울 지역의 특수성과 함께 TBS라는 방송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혹은 왜 그런 역할을 소홀히 해왔는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TBS가 공정하지 않다는 질의에 대해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여러 나라에서도 공영방송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공정성 문제를 계속해 시비가 걸리고 있는 사안이다”라며 “TBS 사례에 적합하게 적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무엇인지 논의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조례안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원석 서울시 홍보기획관은 “TBS는 공정성과 객관성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계속해 받고 있다”며 “TBS에 대한 본질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