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고령화로 지난해 사망자 수가 30만 명을 훌쩍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출생아 수는 20만 명대에 그쳤고,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통계청은 27일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 통계'에서 지난해 총 사망자 수는 31만7680명으로 1년 전보다 4.2%(1만2732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망원인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3년 이래 최대다.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870명에 달했으며, 2020년(833명)보다 37명 늘었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조사망률은 618.9명으로, 전년 대비 4.2%(25.0명) 증가했다. 1984년(585.2명) 이후 최대치다. 조사망률은 2009년(497.3명)을 저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600명으로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713명 태어난 꼴이다. 결국,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은 2020년 처음으로 발생했으며, 사망자 수는 늘고 출생아 수는 줄어 점점 심화하는 모양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사망자 수의 증가는 적어도 2021년까지는 인구 고령화가 가장 주된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난해 코로나19도 사망자 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보면, 80세 이상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50.0%로 전년 대비 1.3%포인트(P) 증가했다. 전체 사망자의 절반이 80세 이상 고령층인 셈이다. 전년 대비 연령별 사망자 수는 60대(8.2%), 80세 이상(7.0%), 20대(2.7%)에서 늘었고, 30대(-4.6%), 40대(-3.0%), 50대(-3.7%) 등에서는 줄었다. 성별로는 남자 사망률이 672.0명으로 전년보다 4.2% 증가했고, 여자 사망률은 4.2% 늘어난 566.0명으로 나타났다.
사망 원인에서는 패혈증, 알츠하이머 등 고령 관련 질환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10대 사망원인별 사망률은 1위 암(161.1명), 2위 심장질환(61.5명), 3위 폐렴(44.4명), 4위 뇌혈관 질환(44.0명), 5위 고의적 자해(자살·26.0명), 6위 당뇨병(17.5명), 7위 알츠하이머병(15.6명), 8위 간 질환(13.9명), 9위 패혈증(12.5명), 10위 고혈압성 질환(12.1명) 등이다.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년 대비 5.6% 늘었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250.4% 늘었다.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 발열, 빠른 맥박, 호흡수 증가, 백혈구 수의 증가 또는 감소 등 전신에 걸친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상태다.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률도 1년 전보다 6.2%, 10년 전보다 224.2% 증가했다.
암에 의한 사망률은 1년 전보다 0.6% 증가했고, 10년 전보다는 15.5% 늘었다. 암 사망률은 폐암(36.8명), 간암(20.0명), 대장암(17.5명), 위암(14.1명), 췌장암(13.5명) 순으로 높았다. 전년 대비 백혈병(11.7%), 전립선암(7.6%), 자궁암(6.3%) 등의 사망률은 증가했고, 위암(-3.4%), 간암(-2.9%), 뇌암(-2.6%) 등의 사망률은 감소했다.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5030명으로 1년 전(950명)보다 429.5%(4080명) 급증했다. 전체 사망 중 1.6%를 차지했으며, 80세 이상(49.9%) 고령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 연령층에서 남성 사망률이 여성보다 높았고, 월별로 보면 코로나가 재확산한 12월(2,146명), 11월(839명)에 많았다.
자살 사망률은 전년 대비 0.3명(1.2%) 증가했다. 자살 사망자 수는 총 1만3352명으로, 1일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36.6명이었다. 자살률은 10대(10.1%), 20대(8.5%), 70대(7.7%) 순으로 증가했고, 60대(-5.7%), 40대(-3.4%), 80세 이상(-2.2%) 등에서는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을 보면, 한국은 23.6명으로 OECD 평균인 11.1명의 2배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