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국 의존도 낮추기 사실상 공식 선언…아이폰14 인도 생산 발표

입력 2022-09-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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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보도 나왔지만 공식 발표는 처음
“2025년 인도서 아이폰 생산 25% 이뤄질 것”
중국과 비슷한 시기 출하 등 현지 생산역량 강화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 이벤트에 아이폰14가 전시돼 있다. 쿠퍼티노/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7일(현지시간)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 이벤트에 아이폰14가 전시돼 있다. 쿠퍼티노/AP뉴시스
애플이 26일(현지시간) 아이폰 최신 기종인 아이폰14의 인도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14를 생산할 것이라는 보도는 여러 차례 나왔지만, 회사 측의 공식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애플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선언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성명을 통해 “인도에서 아이폰14가 생산되고 있다”며 “획기적인 신기술과 안전 기능을 갖춘 아이폰14를 인도에서 생산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이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외곽의 스리페룸부두르 공장에서 아이폰14를 생산하고 있다.

애플은 2017년부터 인도에서 아이폰을 제조해왔지만, 최신 기종 생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애플 생산 전략의 중대한 변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을 거치며 중국에 대한 의존이 초래한 생산 부문의 약점을 인지한 애플이 대안으로 선택한 곳이 인도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는 “2025년에는 전체 아이폰 생산의 25%가 인도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분석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전체 아이폰 출하 기여도는 95.8%다.

애플은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올해 현지 조립업체의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 과열되면서 각종 제재가 부과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국 투자를 놓고 글로벌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제조업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제프 푸 하이퉁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지정학적 위험을 줄이려 하는데 인도는 중국보다 인건비 조건도 더 좋다”며 “매력적인 입지”라고 분석했다. 이어 “인도를 (아이폰) 주요 생산지로 만들기 위해 애플이 인도의 생산 일정을 앞당기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인도에서 아이폰14를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현지 공장의 생산 역량이 강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에는 아이폰이 중국에서 먼저 생산이 시작되고 6~9개월이 지나서야 인도에서도 조립을 시작했다. 아이폰을 조립하려면 종종 수백 개 공급업체 간의 조정이 필요하며 애플의 악명 높은 촉박한 납기와 품질 관리를 준수해야 한다. 중국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아이폰14를 출하하는 것은 인도 내 조립업체가 이런 복잡하고 까다로운 공급망을 관리할 역량이 생겼다는 것을 뜻한다.

인도는 생산지로서뿐만 아니라 판매시장으로서도 잠재력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저가 브랜드가 워낙 강세여서 애플 점유율은 지난해 3.8%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4만5000루피(약 74만 원) 이상인 고가 부문에서 애플은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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