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교육정책을 논의·결정할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논란과 우려 속에 27일 공식 출범했다.
국교위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이배용 초대 위원장은 “국교위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토록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교위 업무를 수행하고 교육정책이 안정성·일관성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위원 21명으로 구성된 국교위는 10년 단위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교육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교육과정 개발 업무도 국교위로 이관된다. 현재 교육부가 개정 중인 2022 교육과정까지는 교육부 장관이 고시하고 이후 개발과 개정 작업은 국교위가 맡게 된다.
국교위 사무처 조직은 △교육발전총괄과 △교육과정정책과 △참여지원과로 구성된다. 교육발전총괄과가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며 교육과정정책과는 교육과정 기준 수립·변경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참여지원과는 사회적으로 합의가 필요한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과 정책 조정이 주 업무다.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인 국교위는 관련 법이 지난 7월 21일 시행됐는데도 위원 구성 문제로 법 시행보다 두 달 늦게 설립됐다.
위원 구성도 논란이다. 야당과 진보 성향 교육계는 대통령이 이배용 위원장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교위가 중장기 교육정책을 논의하고 조정하기 위한 기구인데, 위원장부터 정파성 논란으로 불거지면서 국교위 운영 자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이배용 전 총장을 임명한 것은 야당, 교육계, 더 나아가 사회적 합의를 통한 교육정책 추진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국교위가 앞으로 이념논쟁과 갈등으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원단체가 추천하는 2명의 위원이 빠진 상태로 출범하자 교원단체들도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회원 수 제출 거부, 추천 절차 중단 가처분신청 때문에 학교 현장을 대변할 위원 참여가 원천 차단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도 “교육전문가인 교원의 참여를 배제하고 국교위를 운영하려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한편 앞서 지난 22일 교육부가 발표한 국교위원 19명에는 △이배용 위원장 △김태준 동덕여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정대화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 △김태일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 △이민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의장 △이승재 국회 교육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장석웅 전 전남교육감 △전은영 서울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강혜련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정호 서강대 겸임교수 △천세영 충남대 명예교수 △홍원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이영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 △장상윤 교육부 차관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