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공급망⑤] 우크라 전쟁에 막혀…반도체용 희귀가스 네온 가격 18배 폭등

입력 2022-10-06 05: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중국산 희귀가스 '어부지리'

우크라산, 중국산 원자재로 대체
네온, 중국 수입액 비중 올 84%
불화수소 4년 만에 20%p 늘어

국내 반도체 업계가 특정 국가에 편중된 공급망을 통해 원자재를 확보해온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여전히 공급처 다변화, 대체소재 개발 등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우리 반도체 산업은 자원을 보유한 특정 국가의 수출 정책에 따라 원자재 가격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기업의 수익성 악화 등 경제적 타격으로 이어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급이 어려워진 네온이 대표적이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올해 1, 2월 우리나라의 네온 수입 가격은 톤당 평균 15만 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전쟁으로 네온 주요 공급국인 우크라이나의 공급이 어려워지자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8월 네온 수입 가격은 톤당 277만 달러를 넘어섰다. 약 6개월 만에 가격이 18배가 뛴 셈이다.

네온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 것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온 수입액 중 23%를 차지하던 우크라이나 비중은 올해 13%까지 줄었다. 반면 중국 비중은 지난해 67%에서 올해 84%로 크게 늘었다. 우크라이나의 감소분을 메우고도 남을 정도로 중국산 네온 수입이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중국산 네온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중국산 네온 수입 가격은 올해 1월 톤당 17만6000달러 수준이었으나, 3개월 만인 4월 146만 달러로 100만 달러 선을 넘었다. 이어 6월에는 290만 달러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8월에는 톤당 약 257만 달러로 정점 대비 조금 하락했지만, 1월에 비해서는 여전히 14배 이상 가격이 오른 상태다.

중국산 네온의 가격만 오른 것도 아니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불화수소, 크립톤, 제논 등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반도체 원자재의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불화수소의 경우 중국산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52%에서 올해 78%로 늘어났다. 4년 만에 20%포인트(p)가 넘게 늘어난 셈이다. 수입 가격은 지난해 톤당 1680달러에서 1960달러로 상승했다.

▲ 포스코 유병옥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과(왼쪽에서 네 번째) 이진수 광양제철소장(왼쪽에서 세 번째), 유원양 TEMC 대표(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지난 1월 12일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개최된 ‘네온 생산 설비 준공 및 출하식’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 포스코 유병옥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과(왼쪽에서 네 번째) 이진수 광양제철소장(왼쪽에서 세 번째), 유원양 TEMC 대표(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지난 1월 12일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개최된 ‘네온 생산 설비 준공 및 출하식’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크립톤ㆍ제논, 중국 의존도 껑충
업계 "어쩔 수 없이 비싸게 사와"
석유 등 원자잿값 급등 '이중고'

중국산 크립톤 비중은 2018년 13%에서 올해 31%로 늘었다. 비중뿐만 아니라 가격도 빠르게 오르며 지난해 톤당 46만 달러 수준이던 중국산 크립톤은 올해 180만 달러를 돌파했다. 중국산 제논 비중 역시 2018년 5%에서 올해 37%로 7배 이상 높아졌다. 중국산 제논 수입 가격은 지난해 톤당 251만 달러에서 올해 1290만 달러를 넘겼다.

중국산 외에도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기업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원재료 매입 비용은 58조52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늘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에 20조6590억 원을 지출해 작년보다 17.8% 비용이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네온이 중국산으로 대체되며 가격이 폭등했다. 어쩔 수 없이 중국산 제품을 비싸게 사 오는 상황”이라며 “쉽지 않지만 결국 원자재 국산화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신라면·빼빼로·불닭까지...뉴욕은 지금 K푸드 앓이중[가보니(영상)]
  • 수험생 정시 입결 활용 시 “3개년 경쟁률·충원율 살펴보세요”
  • 트럼프, 2기 재무장관에 헤지펀드 CEO 베센트 지명
  • 송승헌ㆍ박지현, 밀실서 이뤄지는 파격 만남…영화 '히든페이스' [시네마천국]
  • 강원도의 맛과 멋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단단단 페스티벌' 外[주말N축제]
  • 野, 오늘 4차 주말집회…‘파란 옷, 깃발 금지' 먹힐까
  • '위해제품 속출' 해외직구…소비자 주의사항은?
  • “한국서 느끼는 유럽 정취” 롯데 초대형 크리스마스마켓 [가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345,000
    • -1.11%
    • 이더리움
    • 4,625,000
    • -2.32%
    • 비트코인 캐시
    • 744,500
    • +7.2%
    • 리플
    • 2,149
    • +9.14%
    • 솔라나
    • 358,700
    • -1.56%
    • 에이다
    • 1,519
    • +23%
    • 이오스
    • 1,069
    • +10.55%
    • 트론
    • 289
    • +3.58%
    • 스텔라루멘
    • 600
    • +50.7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9,800
    • +4.18%
    • 체인링크
    • 23,210
    • +8.46%
    • 샌드박스
    • 533
    • +6.8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