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공급망⑥] 국산화 속속…"공급 안정성 중요한 시대"

입력 2022-10-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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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가스 네온 전세계 대기 분포
포스코, 1월 국내수요 16% 충족
불화수소 2020년부터 일본 대체

▲지난해 1월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개최된 ‘네온 생산 설비 준공 및 출하식’ 행사에서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과(왼쪽 네 번째) 이진수 광양제철소장(왼쪽 세 번째), 유원양 TEMC 대표(왼쪽 다섯 번째)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지난해 1월 광양제철소 산소공장에서 개최된 ‘네온 생산 설비 준공 및 출하식’ 행사에서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과(왼쪽 네 번째) 이진수 광양제철소장(왼쪽 세 번째), 유원양 TEMC 대표(왼쪽 다섯 번째)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우리 기업이 공급망 불안정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자재(또는 소재) 국산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글로벌 공급망 변수는 물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반도체산업지원법’ 등 자국중심주의적인 경제 정책이 확산할 수 있어 국산화를 통한 공급망 안정성의 중요도 역시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포스코는 국내 최초로 희귀가스인 네온의 생산 설비와 기술을 국산화했다. 네온은 특정 지역에 매장된 광물, 원유와 달리 공기 중에 0.00182%가 포함돼 있어 기술력에 따라 국산화가 가능하다. 실제로 일부 기업이 그간 무역 분쟁 등에 따른 가격 폭등과 공급 부족을 겪으며 네온 국산화를 시도했으나, 외국 기술에 의존한 개발에 그쳐 결국 수요 전량을 수입하는 상황이었다.

국내 희귀가스 시장은 2020년 1600억 원 규모에서 내년에는 2800억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등 수요 확대에 따라 네온의 국산화 필요성이 더 커졌다.

포스코는 국내 반도체용 특수가스 전문기업인 TEMC와 협력해 2019년부터 네온 국산화를 추진해왔다. 포스코의 국산 네온은 제철 공정용 가스 생산에 사용 중인 대형 공기분리장치(ASU)를 활용해 광양제철소 산소공장과 TEMC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생산 설비를 통해 추출된다. 추출된 네온은 TEMC가 독자 기술로 정제한 뒤 완제품인 엑시머 레이저 가스로 가공된다.

포스코는 네온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올해 1월부터 국산 네온 가스를 생산 중이다. 당시 포스코는 고순도 네온을 연간 2만2000N㎥(노멀 입방미터)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수요의 약 16%를 충족할 수 있는 규모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였던 불화수소 역시 국산화에 성공하며 일본산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다.

SK그룹 내 반도체 소재 생산회사인 SK머티리얼즈는 수출 규제 1년 뒤인 2020년 순도 99.999% 이상의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양산을 시작했다. 내년까지 불화수소 국산화율을 7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SK머티리얼즈 외에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렘테크놀로지 등도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내 기업들이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은 빠르게 줄어들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출규제 직전인 2018년 우리나라는 일본으로부터 불화수소 약 3만8300톤을 수입했다. 그러나 2020년 수입량은 약 4940톤으로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수입량은 8월까지 약 2350톤에 그쳐 최근 5년 새 연간 최저 수입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원빈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은 “기업들이 기존에는 공급망에 있어 저렴한 가격 등 효율성을 중시했다면 최근에는 ‘안정성’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며 “미국이 ‘IRA’를 제정하는 등 자국 중심적 경제 정책으로 인해 공급망 안정성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반도체 광물 공급망 지도
▲전 세계 반도체 광물 공급망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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