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 셀코리아 '비상' 정부 낙관론 접고 비상한 대응을

입력 2022-09-29 05:00 수정 2022-09-29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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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발 글로벌 금융 불안이 몰고온 경기침체 공포가 28일 금융시장을 덮쳤다. 환율은 치솟고 주가는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8.4원 오른 1439.9원에 마감했다. 장중 1440원을 돌파했다. 1500원 사수도 장담할 수 없다. 코스피는 2년 2개월 만에 2200이 무너졌다. 전날보다 54.57포인트(2.45%) 내린 2169.2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3.47% 폭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기로 한발 다가섰다.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5%까지 상승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디폴트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이례적으로 영국의 450억 파운드(약 69조 원) 규모의 감세정책에 대해 옐로카드를 날렸다.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IMF의 이례적인 메시지다. 파운드화 급락 등 영국 금융 불안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초긴축에 나선 상황에서 부양책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아시아 통화가치 하락도 심각하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한 달 새 100원 이상 올랐다. 위안화는 2년 2개월 만에 심리적 저지선인 1달러=7위안이 뚫렸고, 엔화 가치도 1999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145엔대까지 밀렸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돌파하면 급격한 달러 유출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터다.

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에 우려의 눈길이 가는 이유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8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2조5047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6194억 원가량 주식을 순매도했다. 올 상반기 계속 팔았지만 7, 8월에는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돌아선 것이다. 이런 추세면 전체 시가 총액에서 외국인 비율 30%가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다.

외환보유액도 줄고 있다. 8월 말 외환보유액은 4364억3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21억8000만 달러 줄었다. 작년 말(4631억2000만 달러)에 비하면 266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단기외채가 급증한 것도 리스크다. 물론 우리 경제가 위기를 거론할 정도로 취약한 상황은 아니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대외건전성도 양호하다.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기조는 최소한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다. 환율 급등에 따른 에너지 수입 부담 증가로 무역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신흥국의 외환위기 경고음이 울린다. 외화 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경제는 침체국면이다. 총체적 위기다. 정부는 “아직 괜찮다”는 식의 낙관론은 이제 접길 바란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적극 추진하되 여의치 않다면 유동성 공급 협력 방안이라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혼선을 주는 메시지도 더는 안 된다.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는 명확한 메시지를 줘야한다. 심기일전해 좀 더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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