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올해만 '-64%' 급락에... 케이뱅크 걱정

입력 2022-09-29 16:01 수정 2022-09-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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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을 앞둔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얼어붙은 증시도 수요예측 흥행의 걸림돌이지만,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동일 선상에서 비교 받는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현재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5.94%(1300원) 내린 2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국내 증시가 하락장임을 고려하더라도 영란은행(BOE)의 긴급 조치로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인 이 날도 내리막길이었다.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64.04%가 하락했다. 상장 직후 고점(9만2000원)과 비교했을 때는 76.90% 하락률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3만9000원)와 비교해도 45.51%가 빠진 상황이다. 특히 올해 들어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090억 원, 7590억 원어치를 쌍끌이 매도하며 대거 폭락했다. 상장 첫날 33조1620억 원에 육박하던 시가총액도 10조806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다만 국내 4대 금융지주사 중 시총이 가장 낮은 우리금융지주(7조9722억 원)보다는 소폭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초부터 따라붙은 고평가 논란을 지우지 못했다. 당시 카카오뱅크는 자사를 금융사가 아닌, 금융플랫폼임을 강조하며 일반적인 금융주의 가치평가 도구인 주가순자산비율(PER)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비교 기업으로는 외국계 핀테크 기업들을 내세웠다.

시장에서는 향후 케이뱅크의 상장 과정에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온라인을 통해서만 사업을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써는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의 유일한 피어그룹이다. 카카오뱅크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케이뱅크의 상장에 나서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전날 국내 최대 비상장거래업체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호가 1만1900원(-2.86%)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신저가를 경신 중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흐름을 고스란히 뒤따르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케이뱅크의 순이익은 457억 원으로 카카오뱅크(1238억 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케이뱅크의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본 확충도 문제다. 금융주는 기본적으로 상장 과정에서 자기자본(BPS) 대비 현 주가순자산비율(PBR) 몇 배를 받을지로 결정된다. 자기자본이 빈약한 케이뱅크가 금리 인상이라는 현시점에 금리싸움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한국금융지주가 적절한 시기에 자본확충을 해줬지만, 케이뱅크는 KT 자체가 정보통신기술(ICT)에 문제가 있어서 자본을 못 받았다"라며 "지금 시장 상황에서는 케이뱅크의 증자 방법이 상장 이외에는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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