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주호, 산적한 교육현안 어떻게 풀까

입력 2022-09-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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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일만에 교육부 장관 지명…인사개편 본격화되나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새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가 지명됐다. 박순애 전 장관의 사퇴로 교육부 장관이 공석이 된 지 52일 만이다. 이명박(MB) 정부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 후보자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대입자율화 등 신자유주의 경쟁체제를 교육현장에 도입한 인물이다.

29일 신임 교육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 후보자는 당장 대입제도 개편,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경쟁력 제고 등 해결해야 할 중대 과제들을 안게 됐다. 교육부 장관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서 타부서와 협력이나 정책 조율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도 해결해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전국 시·도교육청에게 배분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여야 한다고 나서면서, 교육교부금 일부를 떼어내 대학 쪽에 주는 특별회계를 신설하기로 한 상황이다.

장관 공백에 따라 교육부 고위공무원단 인사 일부가 대기 발령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최근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교육부 공무원을 파견하던 제도를 중단하면서 교육부의 조직·인사개편이 본격화될 수도 있다. 교육부 내부에서 이를 두고 ‘이렇게 치욕스러운 인사개편은 없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교육부 폐지’에 가까운 주장을 편 이 교수가 후보자로 임명되면서 교육부 안에서도 새로운 갈등과 정책 혼선도 빚어질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K정책플랫폼’에서 발행한 보고서를 통해 교육부의 대학 관련 업무를 총리실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후보자가 교육 수장을 지낸 후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시장주의에 경도된 교육관은 교육계서 우려하는 지점이다. 실제 이 후보자의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진보 성향 교원단체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주호 전 장관은 무한경쟁과 교육 양극화를 부추기는 교육 정책을 강행해 공교육을 황폐화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를 사교육과 서열화, 무한경쟁의 고통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라며 "아직도 그 폐해가 학교 현장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 인선은 교육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여러 교육 정책 추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예컨대, 대학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등교육 분야 자율성 확대에 힘을 더 실을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일반고로의 전환 여부를 오는 12월까지 확정해야 하는 자사고와 국제고, 외국어고등학교는 존치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지난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로 나섰던 이 후보자는 당시 자사고는 '고교 교육의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유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약력

△1961년 대구 출생 △대구 청구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국 코넬대 경제학 박사 △KDI 연구위원ㆍ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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